4.13 총선이 끝남에 따라 통신시장 구조조정이 급류를 탈 전망이다. 인수 합병 회오리의 한복판에 서 있는 주요 기간통신사업자들의 위상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해당 사업자의 정체성이나 위상 변경은 물론 전체 통신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사업자의 구조 변화 방향을 긴급 점검한다. 편집자
◇한솔은 과연 통신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뗄까-.
한솔엠닷컴은 시장 구조조정의 핵이면서 가장 먼저 인수합병을 공식화한 사업자라 할 수 있다. 이미 기업 매각을 천명했고 지금은 구체적 조건을 두고 대상자인 한국통신과 LG그룹이 줄다리기를 펼치고 있다.
한솔이 한국통신 혹은 LG 어느 쪽으로 넘어가느냐가 1차 관심사이고 시장 판도에도 즉각적인 영향이 예상되지만 거꾸로 한솔의 향후 전략을 살펴보는 것이 인수 주체를 판가름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우선 한솔이 기업을 통채로 KT나 LG에 팔 것인지는 따져 봐야 할 사안이다. 이는 한솔이 통신사업을 완전히 포기할 것인지의 물음과도 같다.
한솔엠닷컴은 이동전화사업자이긴 하지만 다양한 기간통신역무 허가를 받아놓고 있고 얼마전에는 회선설비임대 역무를 새로 신청, 정통부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회선사업본부 조직을 강화, 개편하고 해저케이블 자회사를 설립, 인력과 자금을 쏟아부을 태세를 갖추는 등 회선 즉 유선망 분야 투자에 적극적이다.
전국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광케이블 포설 작업에도 애착을 보이고 있고 실제로 투자비를 집행하고 있다.
이동전화사업자가 회선부문을 강화하는 것은 자체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지만 그 보다는 e비즈니스가 경제의 축으로 등장하는 최근의 추세를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솔그룹은 이동통신뿐만 아니라 인터넷쇼핑을 비롯한 e비즈니스에 주력하고 있다. 한솔 CSN이 대표적이다. 기존 오프라인 계열사들 역시 온라인화하면서 e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 경우 인프라가 되는 회선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의 보유 여부는 전체 그룹 경쟁력과도 연결된다.
그래서 업계 전문가들은 한솔이 이동전화는 포기하더라도 통신사업, 그 가운데서도 회선사업만은 끝까지 움켜쥐고 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솔이 서비스와 회선분야까지 일괄 매각 처리한다면 당장의 수익성은 좋아질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그룹의 사업 인프라가 약화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 한솔이 엠닷컴을 매각할 때 타사의 주식, 혹은 인터넷사업분야를 넘겨받는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지만 설득력은 다소 약해 보인다.
그보다는 일정 정도의 현금(주식 포함)을 챙기고 회선쪽을 강화할 수 있는 모종의 「대가」를 받아내는 것이 훨씬 유리할 수 있다는 해석이 오히려 유력하다.
이렇게 보면 한솔엠닷컴은 인터넷 등 데이터통신과 회선설비 임대사업자로 변신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한솔엠닷컴이 전면적 통신사업 철수를 선택할 가능성은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어떤 결과가 도출되든 그 첫번째 단초는 한솔이 그룹경영 전반에 걸친 컨설팅을 의뢰한 외국계 컨설팅회사의 보고서가 나온 이후일 것이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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