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의 성사가 가져올 「결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온 나라가 들뜨고 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차분한 마음으로 결과보다는 그 결과에 이르게 하는 방법과 절차 등이 진지하게 논의돼야 할 때다. 여기에는 가시적 효과를 낼 수 있는 경제협력방안 등이 포함되겠지만 민족의 동질성 회복을 위한 정보공동체의 형성에 대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 사안이라 하겠다.
동질성의 회복은 멀리 보아 민족통일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며 가깝게는 다방면의 교류를 위한 상호신뢰감의 토대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보공동체 형성을 위해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은 한글정보화와 인터넷 전송표준 등에 대한 남북 공동기준안의 마련일 것이다.
한글은 이데올로기를 떠나 현실적으로 남과 북이 공유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동질성에 근거한 민족 최대의 문화유산이다. 그러나 50여년 분단의 세월 동안 한글은 명칭부터 남쪽의 「한글」과 북쪽의 「조선글」로 갈라지면서 각종 용어는 물론이거니와 자모순조차 서로 다른 언어로 고착되는 길을 걷고 있다. 또한 한글정보화 과정에서 컴퓨터용 자판배열과 정보처리코드체계 등의 이질화를 낳고 말았다.
인터넷 표준화도 한글정보화 못지 않게 중요한 과제다. 인터넷을 통한 교류는 사람들이 남북을 직접 왕래하는 것 이상으로 동질성 회복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이데올로기적 국경을 뛰어넘어 민간 차원의 진정한 교류를 진행시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것이다. 그러나 북측은 현재 기관을 중심으로 전자우편과 파일전송서비스 등이 이뤄지고 있으나 국가코드인 「.kp」로 등록된 인터넷사이트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북측도 인터넷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지만 현실적인 한계 때문에 대중적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다.
요약하자면 한글정보화 분야에서는 우열을 떠난 이질화의 극복이, 인터넷 분야에서는 그 보급규모에서 현격한 차이의 극복이 정보공동체 형성을 위한 전제조건이 되고 있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한글정보화의 경우는 남북에 존재하는 컴퓨터에서 한글(조선글)이 자유자재로 처리될 수 있도록 자판배열과 정보처리코드 및 자모순 등에 대한 남북 공동안을 마련하는 일이 급선무라 하겠다. 인터넷 분야에서는 민족적 차원에서 남측의 자원을 북쪽에 제공하는 방법 등이 조속히 검토돼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또한 한글정보화와 마찬가지로 북측 전송표준과 남측의 그것에 대한 공동안 마련작업도 병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한편 한글정보화 등에 관한 공동기준안의 마련은 남북의 차원을 넘어 북측체계에 따르는 조선족·고려인 등을 아우르는 한민족 정보공동체의 형성 측면에서도 매우 필요한 작업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도 우리는 공동기준안 마련에 남북의 당사자들이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따라서 우리는 조속한 기준안 마련을 위해서는 정상회담과 무관하게 언제·어디서든 남북의 당사자들이 무조건 만나야 한다고 본다. 만나는 방법으로는 비록 소기의 성과를 거두진 못했지만 지난 94년 남북한 및 재외 한인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의 옌지에서 열린 「코리안 컴퓨터처리 국제학술대회」와 같은 형식도 괜찮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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