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축으로 급부상

최근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 지역이 세계 반도체산업의 새로운 축을 형성하며 신흥 강자로 급부상하면서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만과 중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싱가포르·태국·필리핀 등은 해당 정부의 강력한 산업육성정책과 맞물린 자국기업 또는 외국기업들의 활발한 투자로 반도체 생산능력을 대폭 향상시켜 미국·유럽·일본·한국에 이어 세계 반도체산업의 「제5열」을 형성하고 있다. 관련기사 5면

데이터퀘스트 등 세계 시장조사기관과 관련업체들은 동남아 지역의 반도체 생산이 지난해 200억달러를 밑돌았으나 올해 280억달러, 내년께 400억달러 이상으로 급성장해 생산점유율도 지난해 12%대에서 올해 15%대, 내년께 18%대로 껑충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투자규모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데 대만·중국·홍콩·싱가포르 등 화교권 국가의 투자규모는 지난해 80억달러에서 올해 100억달러로 우리나라의 38억달러보다 무려 3배 가량 많은 편이다.

여기에다 말레이시아와 태국·필리핀 등도 수십억달러 규모의 신규투자를 단행하기로 계획하고 있어 이들 국가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 지역의 고속성장은 시스템시장 가격경쟁의 여파로 반도체를 값싸게 생산하려는 외국 반도체업체들이 이 지역에 현지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생산거점을 확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지 업체들은 그동안의 단순 조립공정 일변도에서 탈피하기 위해 올들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외국자본과의 합작을 통해 전공정 생산라인에 대해 대대적인 투자를 계획중이어서 이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한국업체들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동남아 지역 업체의 반도체 품질과 생산 수준이 아직 한국에 미치지 못하나 장기적으로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면서 『낮은 임금에 기반한 가격경쟁력은 당장 국내 반도체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또 『당장은 대만과 싱가포르 등이 위협적이며 이미 거대시장을 형성하고 육성의지가 높은 중국 반도체업체도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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