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그룹 벤처캐피털시장 진출 가속

코스닥시장 활성화와 제3주식시장 출범으로 벤처캐피털의 투자회수기간이 크게 단축되고 벤처투자가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유망 분야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중견그룹들의 벤처캐피털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최첨단 하이테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벤처기업에 대한 전략적인 투자는 그동안 전통업종에 주력해온 이들 대기업들의 이미지 변신과 앞으로 업종재배치의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견그룹 및 중견기업들의 창투사 설립과 창투조합 결성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코오롱상사와 (주)코오롱이 대부분을 출자해 최근 자본금 100억원 규모의 창투사인 「코오롱벤처캐피탈」을 설립하며 벤처캐피털시장에 뛰어들었다. 코오롱벤처캐피탈 사장으로는 일단 이웅렬 그룹회장이 임시 선임됐으며 조만간 정식 사장을 선임, 본격적인 투자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수그룹은 그동안 운영해왔던 I &D창투의 지분을 전액 매각하고 이수화학과 이수건설을 중심으로 최근 새로 100억원 규모의 「페타캐피탈」이라는 창투사를 설립했다. 페타캐피탈은 I &D 공동대표 출신의 채윤씨가 사장을 맡고 교보증권·현대증권 등 증권사 출신인력과 증권업협회 출신들이 주축이 돼 정보통신을 중심으로 본격 투자에 착수했다.

한화그룹은 최근 한화증권(60%)을 비롯해 한화·한화석유화학 등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대부분을 출자, 자본금 160억원 규모의 창투사인 「한화기술금융」을 설립했다. 한화기술금융은 KTB네트워크 출신의 김시훈씨를 사장으로 영입하고 최근 중기청 인가를 얻어 벤처 발굴에 나섰다.

제일제당그룹도 벤처인큐베이팅업체인 디스커버리벤처에 100억원을 출자해 「드림디스커버리」라는 창투사를 설립, 지난달 중기청 인가를 받아 인터넷을 중심으로 본격 투자를 진행중이다. 제일제당은 그러나 이 회사의 경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고 최종표씨 등 기존 디스커버리 경영진에 전담했다.

이에 앞서 일진그룹은 지난 2월 일진·일진전기를 주축으로 허진규 회장과 허 회장의 장남인 허정석씨 등 개인 출자를 포함, 자본금 200억원 규모의 신기술금융회사인 「아이텍인베스트먼트」를 설립, 벤처캐피털시장에 가세했다.

이밖에도 동성화학이 지난달 자본금 100억원 규모의 창투사인 「메리디안창투」를 설립, 벤처투자시장에 참여하는 등 중견그룹과 중견기업들이 벤처투자시장에 잇따라 합류하며 새로운 벤처캐피털 주도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벤처캐피털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벤처투자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4대 그룹의 영향이 중견그룹으로까지 확산돼 벤처캐피털이 재계의 최대 이슈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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