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IT 3강" EC시장 출격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영국의 BT, 미국의 AT&T와이어리스 서비스 3사가 「드림팀」을 구성했다. 이들의 목표는 고객들이 언제, 어느 곳에서나 휴대폰으로 인터넷의 멀티미디어 정보를 검색한 후 상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표준을 확보하는 것.

하이테크 분야의 중요한 이슈를 선정, 컨설턴트가 직접 분석한 자료를 48시간 이내로 고객에게 제공해주는 시장 조사 회사로 유명한 「커런트애널리시스(Current Analysis http://www.currentanalysis.com)」의 최근 자료를 입수해 소개한다.

지난 3월 20일, IT 거인인 MS를 비롯해 영국 최대의 통신 사업자인 BT, AT&T의 자회사인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 AT&T와이어리스서비스 3사가 멀티미디어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MS의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기존의 BT와 AT&T가 확보하고 있는 차세대 고속 모바일 데이터 네트워크 상에서 구현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3사는 우선 올 가을에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고 본격적인 상업용 서비스는 시범 서비스가 끝나는 즉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커런트애널리시스는 우선 차세대 멀티미디어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의 거인인 MS와 통신업계 실력자인 BT, AT&T 3사가 힘을 합치기로 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제휴는 보다 강력한 글로벌 무선 인터넷 시장을 개발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던 BT와 AT&T에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또 보다 강력한 무선 파트너십을 필요로 하던 MS 입장에서도 이번 결정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그러나 이번 3사간 제휴발표는 가까운 시일 내에 무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커런트애널리시스는 이번 MS, BT, AT&T의 새로운 관계설정에 대해 일단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이번 제휴가 가까운 시일 내에 혁신적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는 어렵다는 상반된 시각도 분명하게 지적하고 싶다.

여러 측면을 검토해 볼 때, 이번 제휴의 가장 큰 수혜자는 MS가 될 것이다. 제 3세대 무선기술을 둘러싼 하나의 호환 플랫폼으로의 이전 등과 같은 이번 제휴에서 발표된 많은 내용들 중 AT&T와 BT 사이의 현존하는 차세대 무선통신 분야의 협력관계에 대한 특별한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이는 이미 양 무선사업자간에 오래 전부터 예견되었던 전략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MS는 자사의 무선사업 진출에 필요한 두 명의 훌륭한 댄싱 파트너를 얻게 되었다. 이번 제휴가 MS사로서는 무선 사업자와 첫번째 제휴는 아니라고 하더라도(넥스텔, 에릭슨과 이미 제휴를 체결했음) MS의 입장에서 보면 최초로 세계 무선 시장에 본격 진출한 셈이 된다. MS는 앞으로 양 사와의 협력을 통해 무선통신 업계에서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번 제휴는 BT와 AT&T에도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양 사는 최대의 라이벌인 보다폰의 최근 움직임에 대한 대응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올해 초 보다폰은 다중접속포털(MAP) 전략을 선언하고 이를 위해 프랑스의 비벤디와 제휴했다. 이 전략은 보다폰에어터치 그룹이 글로벌 무선 웹포털을 서비스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AT&T와 BT셀넷이 자신들의 무선 웹 전략을 발표했지만(AT&T의 경우에는 이미 서비스를 개시함) 두 회사 중에 어느 곳도 지금까지 글로벌 인터넷 전략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 이들은 그 동안 자신들의 기존 사업영역에만 집착해온 근시안적인 사고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제휴를 통해 제공될 초기 서비스 목록을 훑어보면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이들이 가장 먼저 내세우는 서비스라야 기껏 연락 및 일정 정보를 얻기 위해 무선으로 접속한다는 상투적인 옵션에 불과하다.

다시 말하면 스프린트PCS와 벨애틀랜틱모바일과 같은 다른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이 오래 전에 발표한 MS의 익스체인지를 무선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MS와 BT, AT&T가 연합하면 이것보다 훨씬 괄목할 만한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마땅하다.

사실 이러한 혁신성의 부족은 이 새로운 제휴에서, 하나의 강력한 콘텐츠 파트너와의 제휴를 빠뜨렸다는 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누구나 다 인정하겠지만 MS는 자사의 MSN 포털로 이러한 목적을 위해 활용될 수 있는 수많은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제 3세대 인프라 상에서 차세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콘텐츠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AT&T, BT, MS 3사는 기존의 시장을 뛰어 넘어 확산될 수 있는 미디어방송 조직과 같은 제 4의 파트너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단기간에 미칠 여파의 강도에 관계없이 이번 제휴는 강력한 무선 웹서비스 또는 글로벌 무선 제휴를 시작하지 않은 수많은 유럽의 여타 무선 사업자에는 하나의 경종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번 제휴는 보다폰은 물론 BT, AT&T의 규모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사업영역의 뛰어넘기를 원하는 회사들과 타 업체의 사업 영역을 파고드는 업체 모두에게 이미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BT와 AT&T는 양 사의 서로 다른 표준인 GSM과 TDMA 기술 사이에 크로스 플랫폼 호환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보다 강력한 무선 기반을 개발할 필요성이 있었다. 또 BT와 AT&T는 현재와 미래의 무선 서비스의 콘텐츠 솔루션을 제공하게 될 보다폰에어터치가 비벤디사와 제휴한 멀티액세스 포털에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

또 MS도 무선 산업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선두 무선사업자와 동맹을 맺을 필요성이 있었다. 단기적으로 보면 이번 제휴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적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번 발표가 서비스 개시를 위한 제휴가 아닌, 단순히 향후의 입지를 확인하기 위한 선언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이번 동맹은 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고, 경쟁사들은 콘텐츠 파트너십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신들의 무선 인터넷 전략을 개발할 필요성을 느낄 것이다. 3사가 개발하려는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들은 AT&T의 CDPD 인프라와 미래의 UMTS/3G네트워크에서 모두 제공될 것이다.

최근의 발표는 단일 통합 네트워크로서 미래의 잠재력을 부각시키면서 AT&T와이어리스와 BT 사이의 기존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하게 할 것이 분명하다. 무선 시장 진출을 기도하던 소프트웨어업체인 MS의 입장에서는 이번 AT&T와 BT와의 제휴로 업계에서의 신뢰를 확보할 것이다.

또 이러한 3사의 제휴는 AT&T와이어리스와 BT에 무선서비스 개발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는 기회도 제공할 것이다. 대부분의 통신 사업자들은 어떤 콘텐츠가 3G 시대의 수요를 불러일으킬지 결정하기 위해서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휴에서 탄생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혁신적인 상품은 콘텐츠의 대부분이 현재 운영되고 있는 네트워크에서 제공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기는 하지만 결국 제 3 세대 인프라를 필요로 할 것이다.

그러나 BT, AT&T, MS 3사의 동맹이 제 3 세대 콘텐츠를 이끌고 나가기에는 부족한 점도 많다. 보다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을 위해서는 기술 중심에서 탈피한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또 이러한 3사간 제휴 발표는 약간 서두른 감도 없지 않다. 이번 발표가 3사를 선두업체로서 인정을 받기는 했지만,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의 수요 발생 이전에 경쟁업체들이 뒤쫓아 갈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휴에서 언급한 일정 및 약속 정보와 같은 애플리케이션들은 사실 평범한 것들이다. 몇몇 통신 사업자들에 의해 MS의 익스체인지를 통해서도 이 정도 수준의 콘텐츠는 이미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BT, AT&T, MS 3사 사이의 관계는 아직 어떠한 구속력도 없다. 극단적인 경우 MS는 이번 제휴를 통해 얻게 될 혁신적인 내용들을 AT&T의 경쟁사에 제공할 수도 있다.

만약 당신이 벤더라면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이제는 고객을 기쁘게 해야 할 때다. 무선 캘린더나 약속을 확인하는 것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 이번 제휴의 결과가 어떤 형태로 고객에게 제공될 것인지 구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실례에 관심을 돌려야 한다.

3자 동맹은 현재의 콘텐츠 계획을 개선하기 위해 추가 파트너십을 발표할 필요가 있다. 미래 지향적인 이상을 구현하기 위해서 비디오 콘텐츠 파트너십을 포함시키고 비느니스 마켓을 대상으로 하는 주요한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파트너와의 관계를 수립할 필요도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또 AT&T와이어리스와 BT는 오늘날의 국가간 로밍 수요를 처리하기 위해 앞으로 더욱 밀접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 물론 이번 발표에도 향후 로밍에 대한 필요성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AT&T와이어리스와 BT는 가까운 시일 내에 상대방 네트워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임대 휴대폰을 제공해야만 할 것이다.

이에 맞서는 보다폰에어터치는 최근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멀티액세스 포털과 함께 프랑스 비벤디와의 제휴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사실 멀티액세스 포털은 BT, AT&T, MS 3자 동맹이 제공하고자 하는 것과 유사한 글로벌 무선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준비를 이미 오래 전부터 해왔다.

보다폰에어터치는 또 미국의 벨애틀랜틱모바일과의 합작 등을 통해 전세계 최대 이동통신 업체라는 점을 강력하게 부각시켜야 한다.

유럽의 통신서비스 업체들도 경쟁이 치열한 유럽 시장에서 자신들이 보유한 강점을 내세워야 한다. 이와 함께 BT가 범 유럽 통신 서비스 업자가 아니라 영국에 있는 일개 통신 사업자라는 점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또 미국의 서비스 사업자들은 글로벌 무선통신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보다 강력한 국제적 제휴를 개발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보이스스트림사는 자사의 수많은 업체와 체결하고 있는 국제 로밍 서비스를 장점으로 내세워야 한다. 스프린트PCS는 자사의 무선인터넷 서비스와 내년으로 예정된 3G 인프라 구축 계획을 전면에 부각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객들은 이번 제휴가 적어도 향후 6개월 동안은 이렇다 할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번 제휴에 과민한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판단된다.

<정리=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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