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코리아·다음·옥션 등 국내 주요 인터넷 사이트들은 정부에서 제시하는 개인정보보호 지침을 전혀 준수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시민운동단체인 함께하는 시민행동(위원장 이필상·고려대 경영대학원장)은 국내의 대표적인 웹사이트 27개를 대상으로 개인정보보호 실태를 조사한 결과 소비자 약관과 개인정보보호정책에서 제시한 6개 개인정보보호지침(안)을 모두 충족하는 업체는 단 한 군데도 없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3월 20일에서 25일까지 이뤄졌으며 「회원가입시 약관을 제시하는가」 「개인정보보호방침이 공개돼 있는가」 「가입해지시 개인정보 파기 여부가 명시돼 있는가」 등 6개 평가 항목을 기준으로 실시됐다. 정보보호 실태조사 대상 업체로는 야후코리아·유니텔·심마니·삼성인터넷쇼핑몰·드림위즈·다음·천리안·옥션 등 국내 대표적인 포털사이트·쇼핑몰·e메일·경매 업체가 모두 포함돼 있다.
실태 조사 자료에 따르면 먼저 개인정보보호정책(지침)을 제정하고 공개한 곳은 전체 55.6%로 집계됐다. 하지만 선언적인 차원의 내용이 대부분이었으며 약관·이용안내·고객센터·문의사항 등이 제각각 분산돼 이용자들이 쉽게 식별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 또 평균 11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필수항목이 6, 7개나 됨에도 불구하고 수집 및 이용 목적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곳은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사이트 이용자들은 주소, 전화번호, e메일 주소, 직업, 학력, 직책, 결혼 유무 등 신상 정보를 정확한 수집 목적도 모른 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입해지 항목과 관련한 조사에서는 해지 방법과 절차를 명시하지 않은 사이트가 33.3%에 달했으며 특히 전체의 74.1%가 가입해지시 개인정보 파기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사 대상 27개 사이트 중 단 세 군데(11.1%)만이 개인정보관리 책임자를 밝히고 있을 뿐 대부분의 사이트가 이를 명시하지 않고 문의, 고객센터, 대표전화라는 이름으로만 제시하는 실정인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에서 제시한 개인정보보호정책 지침안에는 「서비스 제공자는 개인정보 관리책임자의 소속·성명·전화번호 및 기타 연락처를 명시해 서비스 이용자의 권리 또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에 관한 문의 등을 할 수 있게 조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조양호 팀장(정책실)은 『국내에서 지명도가 있는 사이트조차도 개인정보를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은 조사를 주기적으로 실시, 이를 홈페이지에 공개해 사이트별로 상호 비교할 수 있게 하는 등 프라이버시 보호캠페인을 벌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는 프라이버시 보호캠페인 홈페이지(http://www.privacy.or.kr)에서 열람할 수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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