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산업 ASIC>6회-윈윈 전략

ASIC산업은 다른 산업보다도 전문업체와 대기업의 상호협력이 절실하다. 중소 벤처기업은 ASIC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비를 감당하기 힘들며 대기업은 다양한 ASIC을 일일이 다 개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ASIC 전문가들은 설계와 개발은 벤처기업이 맡고 여기에서 개발한 기술을 시스템에 적용하고 판매하는 것은 대기업이 맡는 역할분담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기업과 ASIC 벤처기업의 협력은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때 극대화된다.

정연홍 다믈멀티미디어 사장은 『영리추구가 목적인 기업의 특성상 아무리 대기업이라 하더라도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라면서 『ASIC업체가 대기업에서 탐낼 만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ASIC업체와 대기업간 협력의 초보적인 형태는 설계용역서비스다.

ASIC업체들이 대기업으로부터 의뢰받은 ASIC 설계를 대행하고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아무래도 자본력이 취약한 ASIC업체들이 창업 초기에 흔히 택하는 방법이다.

그렇지만 이 방식은 규모가 작고 일회성에 그치기 십상이어서 벤처업체는 물론 수요자인 대기업에도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이보다 진전된 협력형태는 서로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해 공유하는 「개발 분업」 방식이다.

이를테면 통신제품용 ASIC을 만들기 위해 아날로그 부문은 벤처업체인 A사가 맡고 디지털 부문은 대기업 B사가 분담하는 식이다.

이같은 협력형태는 전문업체에 독자 개발한 기술을 범용화해 다른 기업에도 팔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도 준다. 대기업도 전문업체로부터 향상된 기술을 더욱 이른 시일안에 제공받아 시스템을 향상시킬 수 있다.

「개발 분업」은 또 사장된 기술을 끄집어낼 수 있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시스템업체들은 자체 개발했든 밖에서 사왔든 다양한 회로설계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나 불투명한 시장전망으로 상용화하지 않는 기술을 상당수 갖고 있다.

ASIC 전문업체들은 이를 가져다 통신단말기와 MP3플레이어, 디지털 카메라 등의 용도에 맞는 ASIC을 개발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개발분업은 자금이나 기술력 등 현실적 장애를 극복해 ASIC 전문기업이나 대기업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Win-Win) 전략』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