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유통업계가 급변하고 있다. 컴퓨터·정보통신 시장이 급격히 확대됨에 따라 시장의 주도권이 가전분야에서 컴퓨터·정보통신 분야로 빠른 속도로 옮겨가고 있으며, 인터넷의 확산으로 유통구조의 변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유통은 매장유지비와 물류비의 절감을 가능케 함으로써 전통적 유통망인 오프라인 유통업계와 가격면에서 갈등을 빚는 현상이 발생, 오프라인간 또는 온라인-오프라인간 합종연횡이 붐을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 가전제품이 주류를 이루던 시대에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던 용산전자상가와 이제는 부품전문 상가로서의 이미지가 더 강한 세운상가 그리고 관리업체 부도로 한바탕 시련을 겪었던 국제전자센터 등은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변신을 서두르는 한편 변화의 물경에 둔감했던 상가내 상인들도 상가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태도로 돌아서고 있다.
이러한 변화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업종변화 추세. IMF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서울시내 주요 전자상가의 주력 업종은 가전제품이었다. 용산전자단지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예전에는 가전제품 매장이 과반수를 넘었으나 지금은 컴퓨터·정보통신 관련 매장이 전체의 70% 정도를 차지한다. 반면 가전매장은 수적으로는 줄었지만 가전제품의 대형화 추세에 따라 매장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처럼 가전부문을 누르고 컴퓨터·정보통신 매장이 늘고 있는 것은 수요가 많다는 점도 원인이 되겠지만 할인점의 득세로 인한 가전제품의 이윤축소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바람을 타고 유통업계의 인력도 가전부문에서 컴퓨터·정보통신 부문으로 대거 이동했으며 최근 들어서는 「잘 나간다」는 컴퓨터·정보통신 유통업계도 벤처 창업열기로 인해 「사람」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연히 전자상가의 매장은 빈 자리가 없고 일부 입지 좋은 매장은 권리금이 수천만원에서 억대에 이르기도 한다. 용산전자단지의 경우 컴퓨터 관련 매장이 밀집해 있는 선인상가는 매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고 드문드문 빈 매장이 있었던 원효전자상가도 이제는 꽉찼다. 벤처를 시작하면서 강남으로 이전하는 업체도 있지만 부동산에 나온 매물은 거의 없다.
전자상가에 일고 있는 또다른 변화는 인터넷 문화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은 많은 업체들이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컴퓨터 부품·주변기기 업체들을 중심으로 온라인-오프라인 연합전선 구축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전자상가하면 으레 「바가지상혼」 이나 「덤핑물건」을 떠올렸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이미지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상가의 주체인 상인들이 변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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