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자에게서 디지털 시대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수년전부터 통신사업자들은 디지털시대에 대비한 구조조정, 조직개편, 기술개발을 추진해왔다.
다만 기간통신사업자들은 IMT2000 사업자 선정이라는 미래통신산업 판도를 바꿀 전환기를 맞아 움직임을 더욱 빨리 하고 있다. 이들이 21세기를 맞아 새롭게 변신을 시도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 기인한다.
통신사업자들의 디지털경영전략은 인터넷 비즈니스. 통신망과 인터넷을 매개로 새로운 유무선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통신사업자 모두 「디지털 경영 원년」 「디지털 기업선언」을 통해 인터넷, IMT2000, 전자상거래, 모바일 비즈니스 시장 선점을 위한 혈투를 벌이고 있다.
유선통신사업자는 「무선의 영역으로」, 무선통신사업자는 「유선의 영역」으로 자기 사업을 확장중이다.
「황금알을 낳는다」는 통신사업의 가치는 이미 사라졌다. 유무선 단일통신망서비스로서는 더이상의 매출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디지털 세상이 오면서 다른 유사사업자들을 배출했고 독점의 영역에서 일대 다수의 경쟁체제로 판도가 변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이용한 무료국제전화가 등장하는 등 통신사업의 고유 영역파괴가 이뤄졌다.
통신사업자들은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모습으로 탈바꿈을 시도했다. 통신사업자들은 「변화」 「진보」 「혁신」이란 장기비전을 제시하며 변신을 독려하고 있다. 이 속에는 21세기 디지털 경영에 대비한 전략이 숨어 있다.
대세는 역시 인터넷. 유무선 사업자 모두 인터넷이라는 시대적 조류에 따라 체질 개선중이다. 음성위주의 통신서비스가 정보 교환수단으로 변하고 그 내용을 다양한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한 인터넷콘텐츠 업체들이 메우고 있다.
나아가 상품 판매가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전자상거래와 IMT2000서비스가 결합되면서 유무선을 아우르는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 통신문화를 생산중이다.
이런 문화가 정착되면 정보취득은 물론 기업간, 기업 대 개인간 상품주문, 배송, 대금결제, 사후관리 등도 가능해진다.
한국통신·데이콤·SK텔레콤 등 기간통신사업자들은 이미 2000년대에 대비한 경영체제를 구축했다.
경영전략은 「21세기 디지털시대에 대비하자」는 것. 각 사업자마다 내부조직을 정비하고 기존 사업분야, 인력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졌다.
유선통신사업자들은 데이터통신, 무선, 인터넷을 총망라한 종합정보통신사업자로서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무선통신 진보에 대비해 특화된 유무선 종합통신 영역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사업자들은 초고속 인터넷가입자 확보와 정보유통사업 등을 주력사업으로 추진중이다. 여기에 사업자마다 위성사업, 케이블 TV, 초고속구내통신회선 등을 미래 사업으로 포함시킨다. 나아가 실제 전자상거래와 결합된 쇼핑몰호스팅 사업, 금융포털사업, 사이버 비즈니스센터 구축 등의 사업을 추진중이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인터넷방송이나 인터넷TV서비스, 기업 인터넷서비스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통신보다 후발통신사업자인 하나로통신, 데이콤 등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데이터통신, 초고속인터넷서비스 기반으로 태어난 후발통신사업자들은 한국통신에 비해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 더 우호적이다. 한국통신에 비해 아쉬울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중 데이콤은 LG그룹으로 편입되면서 그룹차원에서 디지털 경영 전략을 새롭게 수립중이다.
특히 사업자에 따라 종합포털·전자상거래 등 인터넷 비즈니스, 인터넷 솔루션 중심의 회사로 변모시키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한국통신을 비롯한 유선통신사업자들은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국내외 유수 벤처기업과 제휴, 합작법인 설립, 지분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움직임은 이보다 더 빠르다. 사업특성상 「이동성」을 무기로 삼고 있는 이동통신사업자들은 다채로운 모바일 비즈니스(M-biz)를 준비하고 있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은 IMT2000사업권 획득에 전념하면서도 차세대 모바일 비즈니스, 모바일 인터넷사업을 준비중이다.
이동전화가 기존 통신시장을 장악했던 유선전화 보급대수를 넘어서면서 이들은 미래 인터넷 비즈니스가 모바일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이동전화가입자가 2500만명을 넘어서면서 대세는 결정났다고 보는 분위기다.
기존 초고속정보통신망에서 추진되던 전자상거래, 원격교육, 원격의료, 영상통화 등이 이동전화망으로 흡수되고 있다. 아예 초보적인 「M-biz」는 이미 실용화됐다. 신용카드 결제서비스를 비롯해 원격방범, 사이버 쇼핑, 원격교육, 전자우편서비스 등은 무선망 안으로 투항했다.
서비스 수준은 초보적인 텍스트 형태의 단순한 문서 파일. 그러나 단말기, 전송기술이 빠르게 진보중이어서 유선통신망의 각종 멀티미디어 서비스 수용이 급격히 일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금년 하반기가 되면 「M-biz시대」에 대한 청사진이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이동통신사업자를 중심으로 IMT2000 관련 시스템에 대한 제품 개발이 이뤄지고 이에 따른 서비스 골격이 드러날 전망이다.
콘텐츠개발업체, 단말기 개발업체와의 제휴가 완결되는 것도 이때쯤으로 예측된다.
전문가들은 금년 하반기부터 IS95B, IS95C 사업이 실시되면서 빠른 전송속도를 바탕으로 다양한 멀티미디어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기간통신사업자에게 디지털 경영은 미래가 아닌 「진행형」의 개념이다. 통신사업자들은 이미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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