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경영> 삼성SDI

브라운관 업체인 삼성SDI(대표 김순택 http://www.samsungsdi.co.kr)가 디지털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회사 이름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경영조직을 디지털 경영환경에 맞게 뜯어 고쳤으며 차세대 신규사업을 집중 발굴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말 「삼성전관」이라는 회사이름을 버렸다. 굴뚝기업 냄새를 짙게 풍겨 주가관리와 사업확대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판단에서다.

기업 이미지통합(CI) 작업을 마친 이 회사는 창립 30주년을 맞은 올해를 디지털 경영 원년으로 선포했다. 「디지털세계의 진정한 리더」라는 새로운 비전도 설정했다. 디지털산업의 핵심 부품을 생산해 진정한 디지털기업이 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삼성SDI는 △컬러브라운관,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휴대형 디스플레이, 폴리머전지 등 4대 핵심 제품에서 세계 1위 △초박형 브라운관, 전계발광소자(FED), 유기EL 등 신규 디스플레이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2005년께 매출 15조원, 이익 2조원을 달성하고 2차 전지와 PDP 등 신규사업 비중을 40%로 끌어올려 초우량 디지털기업으로 우뚝 선다는 목표도 세웠다.

삼성SDI는 디지털 기업에 맞게 조직도 개편했다.

미래사업 전략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신규사업 발굴 조직인 밀레니엄 비즈니스 개척자(MBF)팀을 신설했으며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관련사업을 추진하는 e비즈니스팀을 신설했다.

문제는 임직원들의 의식구조는 여전히 예전의 아날로그적 사고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삼성SDI는 이를 위해 업무능력과 문제의식이 우수한 젊은 직원 15명으로 구성한 「제도파괴팀」을 신설했다. 이 팀은 디지털시대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제도와 의식구조를 고쳐나가는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

삼성SDI는 『제도파괴팀에서 속도, 유연성, 개방성에 기반한 디지털정신을 경영 전 부문에 확산하고 디지털시대에 맞지 않는 기존 제도, 문화, 관행, 사고의 틀을 파괴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경영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실 삼성SDI는 디지털경영의 뿌리인 정보화에 앞선 기업이다.

이 회사는 경쟁사들에 앞서 일찌감치 전사적자원관리(ERP)를 도입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SDI는 제품개발관리(PDM) 시스템, 기업간 전자거래를 위한 공급망관리(SCM), 고객관리(CRM) 시스템 등 본격적인 e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SDI는 지난해말 정보통신부가 890개 상장기업과 공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보화기업 평가에서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또 삼성SDI는 장치산업체로는 드물게 디지털기업임을 내세운 TV광고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 삼성SDI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은 브라운관업체로 못박혀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삼성SDI는 적극적인 디지털 경영으로 올 하반기에는 이러한 인식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고 디지털 경영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인터뷰> 삼성SDI 김순택 대표

『우리 회사를 디지털산업의 뼈대가 되는 핵심부품을 공급하는 디지털 디스플레이 업체로 도약시키겠습니다.』

지난해말부터 삼성SDI를 이끌고 있는 김순택 삼성SDI 대표이사 부사장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을 적극 개척해 디지털세계의 강자로 우뚝 서겠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SDI 대표이사로 취임하자마자 디지털 환경에 맞게 조직을 뜯어고쳤다.

『디지털시대에는 지금까지와 다른 조직체계를 갖춰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디지털 조직 개편에 대해 김 부사장은 『도전적이면서 창조적인 새로운 조직체제로 전환, 삼성SDI 제2의 탄생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많은 사람들이 삼성SDI의 주력사업인 브라운관을 한계산업으로 여긴다. 이에 대해 김 부사장은 『브라운관이야말로 최근 인터넷의 확산으로 가장 혜택을 많이 받는 산업』이라면서 『아직도 시장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다만 김 부사장은 『브라운관이 점차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넘어가는 것은 정해진 순서고 우리는 이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테면 PDP나 유기EL과 같은 제품들이다.

김 부사장은 『여기에다 2차전지 사업까지 포함하면 우리 회사는 반도체를 제외한 디지털산업의 핵심부품 사업을 거의 모두 하는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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