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신작 소개

1.박하사탕

역사의 격랑 속에 휩쓸린 한 남자의 20년 세월을 기차를 타고 거슬러 올라가는 특이한 구조의 영화. 이창동 감독은 「초록물고기」에 이어 「박하사탕」에서도 철저한 리얼리즘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소설과 영화라는 서로 다른 문법의 경계를 오가는 묘사가 돋보인다. 현재(1999년)로부터 정치적 격변기였던 1979년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역순구조는 영화에서 쉽게 소화하기 힘든 소설적 문법임에도 불구, 잘 짜여진 구성으로 신선한 퍼즐게임을 푸는 듯한 느낌을 준다.

격동의 역사 속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주인공이 떠난 여행의 종착지는 첫사랑의 기억이 아련하게 남아있는 스무살의 봄. 그 곳을 찾아 떠나는 시간의 열차에 몸을 싣고 아픔이 서려있는 역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영화다.

세음미디어 공급, 판매, 18세 이용가.

2.주노명베이커리

상대방의 아내를 탐내는 불륜과 스와핑이라는 에로틱한 소재에 코미디를 살짝 버무린 에로 드라마.

「결혼이야기」의 시나리오 작가 박헌수가 감독으로 변신해 「구미호」 「진짜사나이」에 이어 세번째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일상의 긴장감이 사라진 무료함 속에 끼어든 새로운 로맨스, 비록 그것이 불륜일지라도 때로는 로맨스일 수 있다는 색다른 시각에서 영화는 출발한다. 낯선 여행 후 돌아온 자리가 이전보다 훨씬 풍요로운 공간이 될 수 있듯 잠시 빠졌던 외도 또한 부부관계와 사랑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결국 두 커플의 대각선 로맨스는 모두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지만 일상적인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새로운 접근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우성시네마 공급, 판매, 18세 이용가.

3.해피엔드

서로 다른 해피엔드를 꿈꾸는 세 사람 사이의 애정, 집착, 살의를 그린 치정극.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전도연의 정사신으로 더욱 알려진 이 영화는 일반적인 불륜 소재의 영화와 달리 욕망과 현실의 부조화로 혼란에 빠진 인물의 내면에 집중하고 있다.

불륜에 빠진 여자, 그녀를 사랑하는 정부, 그녀의 실직한 남편을 중심으로 그들의 치정을 각자의 입장에서 섬세하고 솔직하게 그리고 있다.

감독 정지우는 「생강」 「사로」 등의 작품으로 단편 영화계에서 널리 알려진 인물로 「해피엔드」는 그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사물에 대한 예리한 관찰을 통해 사건의 추이를 설명해가는 탁월한 능력을 바탕으로 자칫 속화될 소재를 주인공들 각자의 눈을 통해 차분히 그려내고 있다.

영유통 공급, 판매, 18세 이용가.

4.13번째 전사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 「시체를 먹는자들」을 원작으로 존 맥티어넌 감독이 제작한 액션 어드벤처.

10세기를 배경으로 여자와의 스캔들로 인해 강제로 중앙 아시아의 오지로 던져진 한 남자가 거친 북구인들과 함께 사람을 잡아 먹는 괴물들을 처치하러 떠나는 모험이 펼쳐진다.

방대한 배경, 역사적인 재현, 다국어를 넘나드는 번역작업, 무엇보다 오지에서의 험한 액션신 등 영화화하기에는 어려운 장애요인들을 극복하고 탄생한 대작으로 마치 당시의 시대 속으로 빠져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한 영화다.

컴퓨터 그래픽에 의존하기보다는 자연 효과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직접 몸으로 뛴 실감나는 촬영을 볼 수 있다.

브에나비스타 공급, 베어엔터네인먼트 판매, 18세 이용가.

5.토마스크라운 어페어

완전 범죄를 꿈꾸는 백만장자와 끈질기게 그 뒤를 캐는 범죄 수사관, 쫓기는 자와 쫓는 자가 벌이는 두뇌 싸움이 치밀하게 전개되는 액션 스릴러물.

1968년 스티브 매퀸과 페이 더너웨이가 출연한 원작의 골격인 러브스토리에 액션과 스릴을 가미했다. 피어스 브로스넌, 르네 루소, 데니스 리어리가 출연한다. 뉴욕의 메트로 폴리탄 박물관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범죄 행각과 그 것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들을 박진감있게 그려 나간다. 얽히고 설킨 두뇌 싸움에 사랑이 결합되는 이 작품은 반전에 반전을 이끄는 피어스 브로스넌의 트릭이 무엇보다 관객의 시선을 끈다.

에로틱하게 전개되는 베드신 속에서도 관객은 긴장감을 놓을 수가 없다. 감독이 관객을 위해 준비해 놓은 고난도의 함정 때문이다.

20세기폭스 공급, 우일영상 판매, 18세 이용가.

6. 식스 센스

영혼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8살 소년과 아동 상담가의 이야기를 그린 사이코 스릴러.

11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콜 시어역을 완벽하게 연기해 낸 할리 조엘 오스먼트의 연기와 마지막 반전이 주는 신선한 충격 등을 바탕으로 전미 흥행 5주 연속 1위를 차지한 흥행작이다.

자신에게만 영혼이 보이는 말 못할 고민을 갖고 있는 어린 소년, 옛 환자에게 자신을 버렸다는 원망과 함께 총격사건을 겪은 아동 상담 전문가 말콤 박사. 이 두 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치료해준다. 박사는 세심한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 콜의 마음을 여는데 성공하고,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소년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그러나 콜의 문제가 해결될 즈음 말콤 박사는 경악을 금치 못할 새로운 사실에 맞닥뜨리게 된다.

브에나비스타 공급, 영유통 판매, 12세 이용가.

7.건드레스

서기 2100년, 최첨단의 국제도시를 배경으로 특수 부대인 5명의 에인절 요원들이 테러조직을 상대로 펼치는 액션 애니메이션.

최초의 국내 개봉 한일 합작 애니메이션으로 국내에서는 인기 그룹 베이비 복스가 주제가 「패트롤」을 불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에인절 요원 중 알리사는 테러조직의 보수 장 루크와 연인 사이로 테러리스트 시절 은행 습격에 실패해 빌딩에서 낙하, 사이보그 수술을 받고 에인절암스의 일원이 된다.

테러조직은 습격사건 때 모두 폭사해 죽은 줄로만 알았던 장 루크는 이번에도 테러조직의 리더를 맡고 있다.

마침내 장 루크는 도시에 침입, 무차별 테러를 가하고 시경본부를 습격하나 그 곳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한때 자신의 애인이었던 에인절요원 알리사다.

영성프로덕션 공급, 판매, 12세 이용가.

8.꼬마돼지 베이브 2

전편에 이어 무대를 도시로 옮겨 각박한 도시에 사는 동물들 사이에서 활약을 펼치는 베이브의 모습을 그린 스펙터클 어드벤처 무비.

장난기 많은 베이브의 작은 실수로 아저씨는 사고를 당하고, 설상가상으로 빚 때문에 농장이 은행에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꼬마돼지 베이브와 세상 물정 모르는 하겟 아줌마는 주인 아저씨를 구하기 위해 도시로 떠난다.

「매드맥스」 시리즈로 호주 영화의 세계화를 선도한 조지 밀러가 감독한 작품으로 할리우드 영화와는 차별되는 독특한 미래관·영웅관을 느낄 수 있다.

이기적인 도시 동물과 달리 순박하고 상대를 위할 줄 아는 베이브의 따뜻한 마음을 통해 인정이 메마른 현대인의 모습과 각박한 현실을 돌이켜 볼 수 있는 영화다.

스타맥스 공급, 판매, 전체 이용가.

9.시빌액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한 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 막강한 힘을 가진 거대기업과 그들을 대변하는 변호인단에 대항해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이는 모습에서 박진감과 감동이 넘친다.

재판이 장기화되면서 더욱 더 간절해지는 타협의 유혹과, 소송에 지친 동료들이 주인공 잰의 곁을 떠나는 모습을 적절한 충격과 사실감으로 그리고 있어 승소의 감동을 더욱 강렬하게 느끼게 한다.

실제의 「워본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원작자 조너선 하의 원작은 뉴욕타임스 선정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CIC 공급, 세음 미디어 판매, 12세 이용가.

10.철도원

일본 문단의 대표적 밀리언셀러인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새하얀 눈을 배경으로 쓸쓸하고 아련한 추억을 그리는 드라마.

202편의 영화에 출연한 일본의 국민배우 다카구라 켄이 99년 몬트리올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일본에서만 450만의 관객을 동원한 히트작이다.

눈 덮인 산속 폐쇄 직전의 기차역, 그곳에 소중한 사랑을 잃어버리고 지난 날을 추억하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아내가 죽던 날도 갓난아기였던 외동딸이 죽던 날도 어김없이 제시간에 출발하고 도착하는 기차처럼 역을 지켜야만 했다.

회한과 그리움을 가슴 깊이 묻고 살던 오토의 정년퇴임을 앞둔 새해 아침, 낯선 여자아이가 찾아온다. 인형을 안고 천진스레 웃는 소녀는 처음부터 오토를 알고 있었다는 듯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새한미디어 공급, 판매, 전체 이용가.

11.GO

상식의 틀을 깨는 독특한 소재와 구조로 만들어진 코믹 액션물.

LA와 라스베이거스에서 24시간동안 벌어지는 어설픈 마약거래에 얽힌 세 그룹의 이야기로 하나의 사건을 각자의 관점에서 풀어내는 할리우드판 「라쇼몽」으로 평가된다. 또 분산된 관점에서 진행시키다 다시 앞의 이야기로 되돌려 입체적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는 점에서는 최근의 「펄프 픽션」과 「록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의 맥을 잇는다.

슈퍼에서 점원으로 일하는 돈에 쪼들린 소녀, 연속극의 두 배우, 성질 급한 영국 청년, 이들은 어느날 갑자기 자신들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이 위험천만한 사건들 속에서 우리는 피라미드 판매의 음모부터 탄드라 성생활 테크닉, 알약 한 박스로 쉽게 돈을 버는 방법까지 두루 섭렵하게 된다.

콜럼비아트라이스타 공급, 새한미디어 판매, 18세 이용가.

12.구멍

1999년 12월 15일, 21세기를 며칠 앞둔 한 도시인의 하루를 통해 세기말 증후군을 탐색한 영화.

93년 발표돼 화제를 모았던 최인호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인간에 대한 내면탐구라는 보편적 소재를 다뤘다.

아무런 사고 없이 쾌락만을 뒤쫓는 현대인들에게 존재의 심연 속에 감추어진 소외와 광기·불안·공포 등을 펼쳐 보임으로써 역설적으로 인간 모두의 염원인 행복과 구원의 가능성을 묻고 있다.

또 줄거리 위주의 사전 전개에서 벗어나 의식의 흐름에 따라 진행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신선감을 느낄 수 있다.

전체 대사의 90%를 혼자 소화하면서 매일 사람 몸에 구멍을 뚫고 들여다보는 외과의사의 괴로움을 내면 연기로 소화해낸 안성기의 변신이 놀랍다.

새롬엔터테인먼트 공급, 판매, 18세 이용가.

13.와인이 흐르는 강

1930년대 프랑스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평범하면서도 가슴에 상처를 안고 지내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감동으로 그린 드라마.

「흐르는 강물처럼」과 유사한 영상과 톤을 지녔다.

주인공들은 산에서 꽃을 따다 팔거나 닥치는대로 하루 일감을 찾아 산다. 자기밖에 모르는 악처와 함께 살며 자식들에게조차 무책임한 아빠 리통은 술을 위안삼아 세상을 살고, 1차대전의 상처를 안고 있는 카리스는 리통과 불쌍한 아이들을 도우며 산다.

두 사람 주변에 각자의 방식대로 세월을 살았던 세 노인들이 나와 세월의 무상함과 마음의 고향에 관해 들려준다.

마치 오래 묵은 포도주가 더욱 깊이있는 맛을 내듯, 인생에서 시간은 추억으로 고이 간직돼 아름다운 향내를 빚어낸다는 대사가 기억에 남는 영화다.

우일영상 공급, 판매, 12세 이용가.

14.미키 블루 아이즈

사랑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끼지 않는 순진한 사람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영화.

「노팅힐」에서 부드러운 미소로 줄리아 로버츠를 사로잡았던 휴 그랜트가 이 영화에서는 어설프게 마피아 행세를 하는 거친 연기를 보여준다.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 「대부」시리즈 전편을 다시 보고, 서툴지만 더듬더듬 그들의 말투를 흉내내고, FBI에게 취조를 당하는 것도 모자라 심지어는 애인대신 살인 누명까지 쓰는 등 좌충우돌하는 마이클.

만난 지 3개월만에 마피아 딸과 사랑에 빠져 단번에 청혼하는 적극성을 보이는가 하면 「미키 블루 아이즈」라는 가명으로 어설픈 마피아 행세를 하다 실수를 연발하는 휴 그랜트의 순진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워너홈비디오 공급, 스타맥스 판매, 12세 이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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