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시대가 열리고 있다. 무선인터넷은 개인휴대단말기(PDA)와 같은 무선 통신기기를 인터넷에 접속,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는 이동전화 단말기 안에 인터넷 웹사이트를 찾아갈 수 있는 웹브라우저 기술 때문에 가능하다.
주요 이동통신사업자는 무선인터넷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 하지만 무선인터넷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기술적인 어려움이다. 담뱃갑 크기로 작아진 이동전화기에 인터넷 화면을 띄우는 것과 비디오와 같이 많은 양의 데이터를 어떻게 전송하느냐의 문제다. 또 하나의 해결 과제는 바로 보안과 인증·지불·결제 분야다. 더욱이 기존 유선망을 중심으로 형성된 보안이나 지불 시스템은 무선 인터넷에 적합하지 않아 앞으로 무선 인터넷을 활성화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떠오를 전망이다.
◇보안
무선인터넷은 우선 단말기와 기지국이 서로 연결되고 기지국에서 공중망(PSTN)이나 인터넷망으로 접속한 후 지불이나 보안 인증 시스템을 거치는 형태로 서비스가 이루어진다. 여기에 불법 해킹이나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곳이 기지국에서 공중망이나 인터넷망까지의 구간이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무선 기술은 보안성 면에서 다소 뛰어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단말기와 기지국 구간의 보안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지국에서 망 접속단 사이의 보안을 위해서는 무선인터넷 표준인 WAP나 MS를 기반으로 한 별도 보안 모듈과 솔루션이 필요하다.
주로 인터넷 보안업체가 이 시장을 겨냥해 솔루션 개발이 한창이다. 이니텍은 미국 RSA시큐리티와 공동으로 WAP를 기반으로 한 보안용 모듈인 WTLS를 올 7월경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 모듈은 서버와 이동전화에 내장돼 안전하게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다. 또 무선보안 전문업체인 MI시큐리티도 WAP와 보안 게이트웨이를 개발중이며 5월경에 제품을 출시키로 했다. 이밖에 인젠·넷시큐어·펜타시큐리티 등 대부분의 인터넷 보안 업체가 관련 솔루션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선 보안 솔루션을 위해서는 정보 보안뿐 아니라 무선 통신 기술도 필요해 상용화할 수 있는 수준의 제품이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증
무선 인터넷에서 증권이나 뱅킹 등 단순한 정보서비스가 아닌 상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인증 작업이 필요하다. 서로 얼굴을 맞대는 대면 거래가 아닌 무선을 통한 비대면 상거래인만큼 거래 당사자를 확인하는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만 한다. 무선 인증 서비스 역시 기본적으로 유선과 비슷하다.
무선을 통해 사용자를 인증하는 방식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사용자 인증 데이터를 통한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단말기 자체에서 인증을 주는 방식이다. 마치 유선에서 인증 기관을 통하는 방법과 ID나 패스워드·개인 정보를 담은 스마트카드 등을 통해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과 마찬가지다. 단말기 자체에서 사용자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지문이나 홍채 인식 기술로 가능하다. 또 인증기관을 이용할 때는 공개키기반(PKI) 솔루션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서버를 갖춰야 한다.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모듈이나 애플리케이션은 모두 WAP와 같은 무선 표준을 기반해야 함은 물론이다. 여기에 주요 이동통신 사업자를 중심으로 직접 자체 인증서를 주는 방식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패스21·F&F시큐어텍·휴노테크놀로지 등이 지문을 통한 인증 기술을 기반으로 단말기 인증 솔루션을 준비중이다. 또 싸이버텍홀딩스가 이동전화의 비밀번호를 단문메시지 전송서비스 형태로 보내 줘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밖에 PKI기반의 정보 보안 솔루션업체와 인증 기관에서 관련 시장을 겨냥한 서비스나 솔루션 개발에 적극 나서는 상황이다.
◇지불과 결제
지불과 결제 분야도 무선 인터넷에서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중 하나다. 디지털 정보뿐 아니라 쇼핑몰 등을 통해 물건을 사고 팔 때 결제 서비스가 제대로 지원되지 못하면 서비스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지불과 결제 서비스 역시 기지국과 연동된 별도 지불, 결제 게이트웨이나 시스템을 통해 가능하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WAP와 같은 무선 프로토콜에 기반한 솔루션 개발이 뒤따라야 한다. 또 유선과 마찬가지로 사이버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자화폐·전자지갑 등 각종 사이버 머니도 필요하다.
더욱이 은행이나 신용카드와 같이 금융 기관과 전산망을 서로 맞물려야 하는 시스템 통합 단계를 거쳐야 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WAP나 MS표준을 지원하는 무선 인터넷만을 위한 결제나 지불솔루션은 선보이지 않았다. 다만 단말기를 통해 사용자 인증 작업을 거친 후 전자지갑 등 자신의 결제 계좌를 통해 지불하는 방법 정도가 시범적으로 사용중이다. 이와 관련, 인터넷 솔루션업체인 인포허브와 다날, 아이캐시 정도가 관련 기술과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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