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오디오제품의 병행수입 물량이 급증하면서 도매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이와·JVC·파이어니어·파나소닉·소니 등 일본 유명 브랜드 오디오제품의 병행수입 물량이 최근 크게 늘어나면서 공식 수입업체와 병행수입업체, 국내 유통업체간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일부 공식 수입업체들은 병행수입업체들의 터무니없는 가격공세에 감정싸움까지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일부 병행수입업체들은 원가 이하로 판매점에 물건을 넘기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 영향으로 오디오제품의 도매가격이 평균 30% 이상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실제로 더블데크·CD데크 3개·라디오 등의 기능이 있는 아이와의 「NXX555」는 불과 두달 전만 해도 27만∼28만원을 형성하던 도매가가 이달 하순 들어 21만원까지 떨어졌고 대리점에 33만원선에 공급되던 JVC의 「MX30」도 28만∼29만원까지 하락했다.
여기에 특소세 폐지 이후 기능은 동일하지만 성능이 떨어지는 중국산 저가제품까지 시장에 가세하면서 도매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유통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조만간 공급과잉 모델을 수입하는 일부 병행업체의 도산이 속출하고 공식 수입업체들도 심한 자금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관계자들은 올들어 1, 2월에 병행수입된 오디오 물량이 지난 한해 수입된 전체 물량과 맞먹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들어 병행수입 오디오가 급증하는 것은 할인점과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 등이 수입가전 판매창구로 급부상하면서 대량납품이 가능해져 병행수입업계에 「한건만 잘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데다, IMF로 사업을 철수했던 수입업체들이 다시 참여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오디오 수입업체 관계자는 『공급량 확대로 소비자들이 제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어 긍정적인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병행수입업체들이 지속적인 관리보다는 판매에만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에 AS에 소홀해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오디오업계 관계자도 『최근 시장에 쏟아지고 있는 수입오디오의 상당량이 AS를 제대로 받기 어려운 병행수입제품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들 제품은 상황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아 마케팅정책 수립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병행수입 제품은 외국 본사와의 정식 계약을 통해 국내시장에 유통되는 제품과 달리 외국 유통상을 통해 수입되는 제품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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