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의료시대>6회-전자의료카드

인터넷이 공간의 한계성을 극복시켜준 것처럼 전자의료카드를 소지하면 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가 있다.

전자의료카드란 환자 개인의 인적사항·질병증세·검사결과·치료방법 등 건강기록에 대한 모든 정보를 기록·저장하고 전자결재가 가능함은 물론 정부의 포괄적인 의료정책자료·통계자료 등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신용카드 크기의 IC카드다.

전자의료카드를 사용하면 의료공급자 측에서는 진료비 청구가 간편해지고 진료비 지불자 측에서는 중복진료·중복검사·중복투약 등이 의심될 경우 진료자료의 추적이 용이함에 따라 진료비 청구심사 절차가 간소해져 궁극적으로 의료비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또 타지역이나 보건의료 정보시스템이 오프라인된 상태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해도 전자의료카드만 소지하면 신속·정확한 응급처치가 가능하다.

따라서 캐나다·프랑스·영국·이탈리아·일본 등 선진국들의 경우 전자의료카드가 의료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 첨단 디지털기술로 인식되고 전자의료카드의 신뢰성·안전성에 대한 여러 검증과정을 거쳐 확대·보급이 가속화하는 추세다.

특히 이러한 흐름속에서 국제표준기구(ISO)는 TC215 분과를 구성해 전자의료카드에 관한 국제적인 표준을 제정하고 전세계에서 전자의료카드에 기록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추진중이다.

캐나다는 지난 91년 말 18개월 동안 보건의료 IC카드의 필드 테스트를 실시한 바 있다. 이 테스트는 3만5000명의 주민이 있는 리모스키(Rimouski)시에서 수행됐다. 현재는 최대 1만2000매 이상의 IC카드가 사용되고 있다. 이 카드에는 신분·예방접종·처방·병력·응급 정보 등 5가지 정보를 기록했다.

프랑스는 「SESAM/VITALE」 프로젝트를 수행, 지난 92년 말까지 2만개의 카드를 발급했으며 앞으로 2700만∼3000만개의 카드(가족당 1개의 카드) 발급을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30건이 넘는 의료분야 카드 프로젝트가 수행되고 있으며 대부분 IC카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영국의 엑스터 케어(Exter Care) 카드 프로젝트는 엑스마우스(Exmouth)에서 지난 89년에 수행됐다. 1년 동안 8500개의 IC카드를 이용, 의사·약사·치의사를 포함하는 2개의 병원에서 시험 연구를 수행했다. 사용자의 신분 확인·환자 기록에 대한 접근·약 처방 등에 사용됐으며 시험기간이 끝난 후 이 프로젝트는 매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엑스마우스시 전체의 병원과 약국에서 IC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이탈리아 롬바르디(Lombardy)시의 살루스(Salus) 프로젝트는 6만개의 IC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 89년 1월부터 수행중인 이 프로젝트는 병원 응급 서비스와 의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카드에는 일반적인 건강 데이터(혈액형·약처방·입원 기록)뿐만 아니라 위험이 높은 병력(고혈압·알레르기·심장 위험·위험도가 높은 임신)에 대한 데이터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도 최근 힘스코리아 등 일부기업을 중심으로 IC카드를 응용한 전자의료카드에 관한 연구 및 제품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있다. 특히 상품화를 위해선 국제적인 관계 및 표준화를 고려한 제품 개발이 중요하다는 의료정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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