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투데이>마이크로소프트 독점 소송 치열한 막판 물밑 중재협상/오늘 미 연?

「직격탄인가, 아니면 성동격서인가.」

마이크로소프트 반 독점 소송을 둘러싼 막바지 물밑 전투가 치열하다. 미 연방지법의 29일(한국시각) 최종 판결에 앞서 미 항소법원 리처드 포스너 판사 주재로 시카고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밀 중재협상, 이른바 시카고 전투에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한 미 정부와 마이크로소프트사간 물밑 일전이 불을 뿜고 있다.

이 전투는 법원의 강압적인 최종 판결로 가지 않기 위한 말 그대로 비밀 중재협상이라는 점에서 양측간의 정확한 교전상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양 진영의 집중적인 십자포화로 포성만이 자욱한 상태다.

지금까지는 이 협상 테이블에 참여한 변호사들과 가까운 소식통들의 전언이나 미 의회 증언에서 시사한 정부 당국자의 관련 발언이 전부다.

마이크로소프트 소송 담당 판사인 미 연방지법 토머스 펜필드 잭슨 판사는 지난주초 워싱턴에서 양측 변호인들과 개별적으로 만나 현재 리처드 포스너 판사 주재로 벌이고 있는 양측간의 시카고 중재협상 최종시한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협상이 별다른 진전이 없을 경우 29일 판결을 내리겠다는 최후 통첩이다.

이에 따라 미 법무부와 19개 주 정부의 원고측 변호사들이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가장 강력한 독점 제재책인 마이크로소프트의 해체 안에서 한 발 물러서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을 정부측 변호인들에게 전달했다는 소식이 양측 협상 주변에서 잇따라 흘러 나오고 있다.

정부측이 그 동안 강도 높게 외쳐왔던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해체 등 이른바 구조적인 제재방안에서 한 발 물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력 행사를 사업측면에서 규제하는 이른바 행위적인 제재로 방향을 급선회해 마이크로소프트사와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자사의 해체 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불합리한 강제 조치로 장기간의 법정다툼도 불사하겠다고 천명해온 마이크로소프트사로서는 반가운 제안이 아닐 수 없고 결국 협상 타결도 임박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의 발언은 이 같은 소문과는 시각이 다르다. 정부측 중재협상 책임자 미 법무부의 조엘 클라인 차관보는 거의 같은 시각 미 의회 증언에서 잭슨 판사가 이미 내린 사실 판결에 대해 언급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심각한 유형의 반경쟁적 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개선책도 이 같은 행위와 궤를 같이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사와의 합의가 이뤄질지 100% 확신할 수는 없다고 못박고 『소송보다 합의가 바람직한 것은 사실이지만 법원이 의견 제시에서 밝힌 문제점을 적절히 해결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목은 잭슨 판사가 지난 번 양측 법정 심문과정에서 지적했듯이 스탠더드 오일이 석유산업을 지배하기 위해 불법적인 수단을 사용했다는 1911년 대법원의 판결 이후 분리된 것처럼 마이크로소프트도 회사를 분리해야 한다는 구조적 제재책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의 발언이 소문처럼 정부측의 한발 양보로 협상을 마무리짓기 위한 성동격서의 전략인지 아니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상대 진영을 겨냥한 직격탄이자 막판 승부수인지는 아직 정확히 알 길은 없다. 단지 미 정부측이 협상 막바지에 양동작전을 구사하고 있다는 한가지 사실만은 분명하다.

만약 이번 협상이 성공하면 재판은 끝난다. 하지만 실패할 경우에는 잭슨 판사가 최종시한인 29일 법에 따라 판결을 내리게 된다. 잭슨 판사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미국의 독점금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을 내릴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이번 재판은 잭슨 판사의 구체적인 제재책 판시 등으로 이어지면서 오는 10월께 끝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항소가 이어질 게 분명하고 이 법정다툼은 오랜 시간 끌게 될 게 확실하다.

리처드 포스너 판사가 개인 자격으로 주재하고 있는 양측간의 시카고 중재협상으로 주말인 이 곳에서는 소리 없는 막판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급박한 상황이다. 어떤 협상 결실이 맺어질지 이제 남은 시간은 단 하루밖에 없는 초읽기 상태다.<더그최기자 dougchoi@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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