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환경의 「e비즈니스」화가 빠르게 진행될 향후 수년간은 기반 정보시스템을 개발, 공급하는 기업간(B2B) 전자상거래(EC) 지원업종(IT솔루션)과 B2B EC의 가상시장을 주도하는 업종별 주요기업들이 가장 큰 수혜군으로 꼽힌다. 나머지 전통적인 업종의 기업들은 EC 도입으로 인해 인력·경비절감, 업무효율화, 지식정보 확충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간접적인 혜택이 기대된다. 그러나 B2B EC가 20세기형 산업구조를 완전히 탈바꿈시키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보여 신종 유망기업들도 속속 출현할 전망이다.
◇B2B EC 지원업종=최근 미국 증시에서 독보적인 주가상승세를 타고 있는 아리바·커머스원·i2테크놀로지 등은 대표적인 B2B EC솔루션 전문업체들이다. 국내에선 핸디소프트·DIB·한국정보공학·동진프론티어 등이 관련 솔루션 제공업체들로 거론된다. 이중 핸디소프트는 유일한 공개기업으로 업무프로세스 자동화 도구인 「비즈플로우」를 최근 발표, B2B솔루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나머지 미등록기업들인 DIB·한국정보공학·동진프론티어는 차세대인터넷언어(XML) 기반의 전자문서교환(EDI)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면서 유망주자로 부상중이다.
그러나 국내 B2B 전문솔루션 업체들은 아직 기술력·시장장악도 측면에서 검증받지 못한 상황이어서 뚜렷한 성장여부를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대신 기업들의 전산시스템 재구축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스템통합(SI) 업체들과 통신서비스업체들이 단기적인 수혜군으로 꼽힌다. 공급망관리(SCM)·EDI서비스 등의 프로젝트 수행경험이 풍부한 삼성SDS·신세계I&C·농심데이타시스템·메디다스·비트컴퓨터·한국통신·데이콤, 지불결제서비스 분야의 한국정보통신 등이 대표적이다.
◇가상시장 주도=현재 가상시장을 형성하고 B2B 거래를 주도하는 기업은 대부분 종합상사들이다.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는 곳은 삼성물산. 삼성물산은 기존 무역사업 가운데 화학제품에 한해 우선적으로 B2B거래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도 건설입찰·의약품유통 부문에서 다양한 협력업체들과 전자거래 환경을 조성키로 하고 B2B시장 선점을 위해 총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 SK·현대·LG 등 종합상사도 연합전선을 구축해 화학·의약품 등 조기 대응이 용이한 분야부터 B2B EC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종합상사들이 실물환경에서의 업무기반을 바탕으로 종전 거래기업들을 가상시장으로 유도하는데 비해 아예 가상시장 전문메이커를 표방한 신종기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제한적인 도소매 경매에서 벗어나 B2B 경매시장 진출을 선언한 옥션이 대표적이다. 여기다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인터넷 무역사이트도 종전 단순알선에서 최근에는 거래지원업무까지 확대하면서 B2B가상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밖에 기업들의 업무필수품을 인터넷 자동입찰로 공급하는 LG유통의 운영자원관리(ORM) 서비스도 새로운 B2B거래의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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