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투데이>선택받은 사람(시리즈·12회)

세계 최대 갑부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사 회장만큼 실리콘밸리에서 시샘과 미움을 동시에 받는 사람이 또 있을까.

빌 게이츠의 인생은 1980년 IBM이 비밀리에 개발중이던 자사의 개인용 컴퓨터(PC) 운용체계(OS)를 찾으면서 바뀌게 된다. 당시 IBM은 자사가 개발하고 있는 새 프로그램에 대한 자문을 얻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를 찾아갔다. 그리고 빌 게이츠는 롬에 베이식(BASIC) 언어를 미리 입력해놓는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이미 알테어 컴퓨터(Altair Computer)사를 위해 베이식을 프로그램한 바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사는 IBM을 위해 이 작업에 착수했다.

그리고 한번도 OS를 제작한 적이 없는 마이크로소프트사는 IBM 관계자에게 『CP/M (Control Program for Microcomputers)이라는 운용체계를 한번 검토해 보면 어떻겠느냐』고 권한다. CP/M은 디지털 리서치사의 개리 킬달 박사(전자공학)에 의해 쓰여진 것으로 당시에 가장 많이 쓰이던 운용체계였다. 판매율이 60만장에 달했다는 사실에서 볼 수 있듯이 CP/M은 당시로는 OS의 표준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IBM의 경영진은 킬달과 만남을 가졌다. 하지만 킬달은 비공개 계약이라는 점에 이 합의를 거부하게 되고, IBM은 다시 마이크로소프트를 찾아가 빌 게이츠로 하여금 CP/M을 시장에서 쫓아낼 OS 제작계약을 맺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은 MS-DOS(Microsoft Disk Operating System)는 시애틀 컴퓨터 프로덕츠의 팀 패터슨이 개발한 이른바 QDOS(Quick and Dirty Operating System)를 토대로 짜여진 것이다. QDOS는 당시 인텔의 프로토타입 8086칩을 사용하는 컴퓨터에 들어갈 프로그램을 하청 받았던 시애틀 컴퓨터의 패터슨이 CP/M 안내서를 구입, 6주만에 완성한 것으로 법정소송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만 손을 본 프로그램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IBM과 계약한다는 사실을 시애틀 컴퓨터에 숨긴 채 QDOS에 대한 저작권을 5만달러에 사들인다. 그리고 IBM을 설득해 마이크로소프트가 판권을 소유하게 된다. MS-DOS는 마이크로소프트사에 최초로 부를 안겨 준 제품으로 대성공이었다.<테리리기자 terry@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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