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을 지향하는 정보기술(IT) 산업구조가 재편되고 있다. 인터넷 분야를 축으로 통신,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등 전IT 분야에 걸쳐 인수합병(M&A)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경쟁구도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는 인터넷 분야는 M&A가 생존을 결정짓는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예컨대 다이얼패드를 통해 인터넷 기업으로 변신을 서두르던 새롬기술은 지난주 콘텐츠 확보를 위해 인터넷 검색엔진 업체인 네이버를 합병했다. 인터넷 업계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는 포털서비스 업체의 M&A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포털서비스 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유인커뮤니케이션을 합병, 메시징서비스와 포털서비스를 통합시켰다. 로커스와 한글과컴퓨터도 각각 세븐웨이브와 스카이러브를 인수, 서비스 영역을 넓혔다.
◇비용감소=이처럼 M&A가 급류를 탈 수 있었던 것은 인수나 합병을 위한 실질적인 비용이 크게 감소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증권시장 활황으로 주가가 크게 상승, 상당수 상장·등록 기업들이 자본금의 수백배에 달하는 현금 및 현금등가자산을 보유하게 됐다. 이들 벤처기업은 높은 주가를 이용해 피합병기업에 일정 지분을 내주고 제1대 주주나 경영권을 확보하는 주식교환 방식(Stock Swapping)으로 M&A 비용을 크게 줄였다. 실제로 다음커뮤니케이션, 로커스, 한글과컴퓨터 등이 주식교환 방식을 이용해 M&A를 성사시켰다.
◇시장점유율 확대=인터넷 등 IT 업종의 성격상 M&A를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가 영업에 유리하다.
인터넷 분야는 회원이나 가입자 등 일평균 페이지뷰가 광고 단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고 선도업체와 후발업체 간 차이가 커 적대적 M&A를 감수하더라도 몸집을 키우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IT 업체 간 M&A는 시장영향력을 키워 막강한 브랜드를 보유하기 위한 방편인 것이다.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는 이를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점유율 1위인 SK텔레콤이 2위인 신세기통신 인수를 통해 이동통신서비스 시장 장악과 함께 IMT2000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게 됐다.
이밖에 정보제공업체(IP)과 콘텐츠제공업체(CP)들의 통합사이트 구축 붐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기술획득=기술이 생존을 좌우하는 IT 업종의 특성상 기술 획득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한 M&A가 진행될 전망이다.
IMT2000 사업자 선정이 유력시되는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서비스 업체들은 자사의 기술을 업계 표준으로 만들기 위해 단말기 등 기술력 높은 관련 업체들과 전략적으로 제휴하거나 흡수합병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경우도 보안 등에 필요한 기술력 확보를 위한 관련 업체 간 M&A가 일어날 전망이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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