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업계가 ASP 특수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두 가지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나는 새로운 시장 진출을 통한 매출확대 기회를 잡기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 IT 환경변화에 발빠르게 적응해 향후 주도권을 갖겠다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표현되는 최근 IT 산업의 급격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장기적은 물론 당장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IT업계는 직면하고 있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일차적으로 과거 오프라인으로 이루어지던 SW 판매가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SW 유통부문에 일대 변혁을 초래할 전망이다.
SW 사용자들은 이를 통해 훨씬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솔루션을 공급받을 수 있는 효과를 보게 된다. 또 매번 신제품이 발표되거나 업데이트 버전이 나올 때마다 제품을 구매해 설치해야 하는 불편을 겪을 필요도 없어지게 된다. 당연히 총소유비용(TCO)이 획기적으로 절감된다.
ASP 서비스가 기본적으로 서비스업체의 서버에 모든 SW를 저장하고 이를 필요로 하는 사용자가 월 사용료만을 내고 필요할 때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프라가 확대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SW 사용자들이 ASP를 통해 SW를 공급받는 것이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SW 업체들이 ISP나 ASP 사업자 등과의 제휴를 통해서든 아니면 독자적으로든 ASP 서비스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 패키지 생산업은 앞으로는 ASP로만 제품을 공급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ASP 서비스는 단순히 SW 판매방식의 변화만을 의미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IT 산업 전체의 판도를 변화시킬 수 있을 정도로 파급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과 결합된 SW 공급 서비스로서의 ASP 서비스가 출현한 배경이 기업의 아웃소싱 추세와 IT 환경 및 시스템에 대한 신속한 구현 요구, 인터넷 비즈니스의 폭발적 증가라는 비즈니스적 요소와 IP 네트워킹의 발전, 서버 기반의 컴퓨팅 개발 및 구현의 용이성, 분산지원 시스템 관리 등 최근의 기술발전 추세와 긴밀한 연관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의 확대, ASP 전문업체의 등장, 통신과 컴퓨터 및 SW 업체의 잇따른 전략적 제휴 등은 이런 배경에서 등장하고 있는 변화의 단면이다.
ASP 등 인터넷 시대에서 요구되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조만간 시장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네트워크 등 통신장비 및 컴퓨터 업계가 ASP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바로 이같은 변화에 적응해 향후 새롭게 전개될 IT 환경을 주도할 강자로 부상하려는 노력이다.
이와 관련, 미국에선 이미 AT&T, 시스코, IBM, 컴팩, UU넷, 마림바 등 20여개 업체가 ASP산업컨소시엄(ASPIC)을 설립해 표준 제정을 추진하고 있고 유럽에서도 JD 에드워드와 케이블&와이어리스, 브리티시텔레컴과 SAP, 피플소프트와 KPMG 등이 제휴해 ASP 시장 선점경쟁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선 한국SAP, 한국오라클, 한국썬, 한국HP, (주)MS, 컴팩코리아 등 외국계 기업은 물론 LGEDS, 삼성SDS, 피코소프트, 한글과컴퓨터, 영림원, 엔드리스레인 등 SI 및 SW 개발업체와 데이콤, 아이네트, 한국통신 등 통신관련업체가 이 시장에 대거 진출했거나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국내 ASP 시장규모는 전사적자원관리(ERP), 그룹웨어, 전자상거래 및 전자문서교환(EC/EDI), 고객관계관리(CRM), 제품정보관리(PDM) 등 5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만 향후 3년내 연간 5000억원 시장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오세관기자 sko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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