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열풍의 주역이었던 골드뱅크(대표 김진호, www.goldbank.co.kr)가 이번에는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 대상에 휘말렸다.
골드뱅크의 대주주 가운데 하나인 미국계 릴츠 펀드는 최근 1대 주주인 말레이시아 라시펀드(14.6%)를 전격 인수함으로써 최대주주(19.65%)로 급부상했다. 이번 M&A를 주도하고 있는 유신종 이지오스 사장은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릴츠사는 골드뱅크를 아시아 인터넷의 관문으로 삼으려 했지만 현 김진호 사장이 이같은 기업비전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 경영권 교체 차원에서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오는 24일 주주총회에서 릴츠펀드의 의도대로 결론이 날 경우 외국계 펀드에 의한 국내기업 적대적 M&A는 첫 사례이며 이를 계기로 M&A 등을 통한 인터넷업계의 재편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유 사장은 『경영권 인수에 성공하면 골드뱅크를 커뮤니티 포털서비스와 지주회사 등 두가지 사업분야로 분할할 계획』이라며 포털서비스 부문은 김상우 인터넷컨설팅그룹 사장이, 지주회사 부문은 자신이 각각 내정됐다고 밝혔다. 유 사장은 『새로운 경영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상당수 기존 주주들로부터 동의를 얻어냈다』면서 『30% 정도의 지분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영권 인수를 자신했다.
이날 김진호 사장도 기자회견을 자청해 『골드뱅크는 2만4000여명의 소액주주가 64%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기업』이라며 『해외 펀드와 연루된 일부 재벌세력이 벤처기업의 경영권을 노리는 적대적 M&A』로 규정하고 강력 방어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 사장은 『소액주주 지분을 포함, 현재 25% 가량의 우호지분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사실이 표면에 드러난 지난 주말 이후 회사 임직원들을 동원, 상당수 소액주주들로부터 위임장을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5.6%의 지분을 보유한 중앙종금이 어느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골드뱅크 경영권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 현재 해외 출장중인 김석기 사장의 선택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최근 2500만 달러의 해외전환사채(CB)를 소로스펀드 측에서 상당부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과 관련해 김진호 사장은 『이번 경영권 방어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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