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력
1969년 2월: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1973년 2월: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경영학과 졸업
1977년 2월: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 졸업
1990년 6월: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 졸업(MBA)
1985년 1월∼1997년 1월: 한국개발투자금융(현 TG벤처) 상무이사 역임
1997년 1월∼현재: 우리기술투자 대표이사
정보혁명이라고 일컬어지는 시대에 변화를 주도하는 인터넷 벤처기업은 모든 면에서 기존의 기업과 매우 큰 차이가 있다. 전통적인 기업은 일정한 생산설비를 갖추고 생산요소를 투입하여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고 유통경로를 거쳐 판매하여 생산원가 자본비용 및 이윤을 회수한다.
이에 비해 인터넷 벤처기업은 사업초기에 많은 자본을 투입하여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하드웨어를 설치하며 웹사이트를 디자인하여 상당기간 영업수익 없이 회원확보를 통한 커뮤니티 형성에 주력한다. 이들 기업은 회원에게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광고주에게 광고수입이나 공급자로부터 거래에 따른 거래 수수료를 받기도 하여 기존의 사업모델과는 전혀 다른 형태가 된다.
인터넷 벤처기업의 가장 큰 특징은 생산이 증가할수록 단위당 생산비용이 감소하여 수확체증을 이룬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수확체증은 신제품이나 서비스개발을 위해 많은 초기 투자를 한 후 제품이나 서비스의 단위 생산비용을 최소화하는 경우인데 제품이나 서비스의 생산판매 비용이 일정한 비율로 감소하는 학습곡선 효과 및 네트워크 효과에 의하여 달성된다.
성공적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한 인터넷 기업은 수확체증의 3가지 형태를 모두 달성할 수 있다. 첫째, 소프트웨어개발, 하드웨어의 설치 및 일정 규모 이상의 회원을 확보하기 위해 거액의 초기투자가 인터넷 기업의 필수요건이다. 둘째, 초기의 사업을 추진할 때에 비해 시간이 갈수록 학습 효과가 뚜렷해진다. 실제로 인터넷 기업의 홈페이지가 1, 2개월 간격으로 개편되는 사실을 보면 이러한 학습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셋째로 네트워크 효과는 가상사회 커뮤니티의 본질적인 특성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가상사회의 특성을 이해하고 기획된 인터넷 기업은 회원이 증가할수록 급속한 수확체증의 효과를 갖게 된다.
또한 인터넷 벤처기업은 그 특성상 초기 진입자의 상대적 우위가 매우 크다. 이러한 우위는 후발주자에 대한 진입장벽, 독특한 자산의 축적, 회원들의 높은 충성도 및 사업의 집중화 현상 때문에 더욱 공고히 된다. 다른 사업분야에서도 시장에 선발업체가 있을 때 후발업체가 시장에 진입하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싼 가격으로 공급하여 출혈경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인터넷사업은 선발기업의 상대적 우위가 크고 후발업체에 대한 반격이 더욱 거세다. 이는 인터넷 사업이 초기에 많은 투자를 하고 제품이나 서비스의 생산 비용이 매우 낮으며 커뮤니티라는 독특한 수요자 집단이 형성되어 고객의 충성도가 다른 사업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높기 때문이다.
인터넷 벤처기업의 투자심사기준
벤처캐피털마다 투자대상기업을 평가하는 기준은 다를 수 있으나 공통점을 찾아보면 제품의 시장성, 기술적 타당성, 경쟁우위요소, 경영능력, 재무계획의 타당성 및 예상 수익률 등이 있다. 이러한 기준들은 인터넷 벤처기업의 평가에도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 벤처기업의 특성상 모든 항목에 대한 평가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좀더 단순한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필자의 경우는 계획서비스에 대한 수요, 사업모델의 장기적인 수익성, 지속가능한 경쟁우위여부 및 경영진의 경영능력을 인터넷 벤처기업의 평가기준으로 이용한다.
우선 제공할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잠재수요가 많아야 한다. 대부분의 사업계획이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하기 때문에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상당히 많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네트워크상에서 다양한 서비스가 경쟁적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계획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절실한가 하는 점이 판단의 척도가 된다 하겠다.
인터넷 기업이 초기 상당기간 동안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사업계획이 수지를 무시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장기적으로 현금흐름(cash flow)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모델이 있어야 한다. 많은 인터넷 기업이 무료나 아주 낮은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광고료 수입에 의존하는 사업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인터넷 광고의 효과가 아직 검증되지 않은 단계에서 많은 사이트가 광고를 제공한다고 하면 광고 게재료가 급락할 가능성이 많다.
더욱이 수백만의 회원 확보가 가능한 검색 포털 서비스 업체들이 이미 안정적으로 광고수입원을 확보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광고수입에만 의존하는 사업모델은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사업계획서 작성, 사이트 개설, 회원 5만명 확보, 회원 10만명 확보가 인터넷 벤처기업의 성공여부를 평가하는 중요한 판단 시점이 된다고 사료된다. 따라서 각 단계마다 기업가치도 크게 다르게 평가된다.
많은 창업투자회사 경영진들은 초기단계 인터넷 벤처기업으로부터 투자요청을 받으면 당황하게 된다고 한다. 사무실을 방문하면 작은 사무실에 소수의 인원, 몇 대의 컴퓨터를 갖고 이해하기 어려운 아이디어를 설명하며 높은 평가금액으로 투자하여 주기를 희망한다는 것이다. 공장·제품·기술 등 기존의 기업 개념에 익숙한 국내의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잘 구성된 사업계획이 투자유치의 관건이라 할 수 있겠다.
사업계획에는 계획하고 있는 서비스의 수요에 관한 계량적 설명, 경쟁우위요소, 장기적인 수익모델이 포함되어야 한다. 광고료 수입이 아닌 창의적인 수익모델의 개발이 요구된다. 기존기업에서와 마찬가지로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는 벤처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이러한 경쟁우위는 기술력과 브랜드개발을 포함한 마케팅 능력이 결정한다고 사료된다. 인터넷 사업은 선점 효과가 매우 높으므로 각 분야별로 최초로 진입하여 상당규모의 회원을 확보하면 경쟁력에 있어서 일단 우위를 가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인터넷기업의 가치평가
국내외를 막론하고 인터넷기업은 기존의 기업평가 모델로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아마존이 오프라인의 경쟁업체인 반스엔노블의 11배 정도 높은 가치로 평가되고 있다든지 인터넷 경매업체인 이베이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소더비사의 10배 이상의 가치평가가 되는 점, 인터넷 주식거래의 선두주자인 찰스스왑의 기업가치가 메릴린치를 추월했다는 사실 등은 일반인들이 이해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의 인터넷 벤처기업들도 영업실적에 비해 상상하기 어려운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아직까지 확실한 설명은 어렵다. 인터넷기업의 높은 성장성만으로도 설명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러한 높은 평가가 일시적인 현상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의 경우 인터넷기업이 붐을 이루기 시작한 지 2년이 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가치가 급등락을 거치면서 점차 안정을 찾고 있다는 점이다.
사이버커뮤니티, 인터넷기업은 새로운 사회현상이다. 기존 사고의 틀로 설명하기 어려운 많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인터넷기업의 평가도 그러한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인터넷기업의 높은 가치를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가정은 수확체증현상이다. 대표적인 기업평가 모델인 현금흐름할인 모델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업의 현금흐름이 점차 감소하여 일정기간 이후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는 영이 된다는 가정이다.
그러나 인터넷 기업은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되어 매년 수익이 할인율 이상으로 증가된다면 미래수익의 현가는 계속 증가하여 기업이 오래 존속할수록 기업가치는 계속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가정은 인터넷 사업 선발기업의 상대적 우위가 다른 산업에 비해 매우 높다는 사실로 보강되어 각 분야별로 1위인 업체는 천문학적 기업가치를 부여받게 된다. 실제로 인터넷기업의 평가에는 주가수익배율법이나 현금흐름할인법 등의 기존기업평가 방법의 적용을 배제하고 매출액 배율방법·회원수·광고조회수·시장점유율 등에 의해 평가하는 상대평가법이 적용되고 있다.
인터넷기업 자금조달을 위한 제언
상기와 같은 인터넷 벤처기업의 특성 때문에 초기 사업자금 조달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사업초기에 거액의 적자가 발생하고 담보로 제공할 자산이 전혀 없으며 금융기관의 새로운 사업모델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기존 금융기관으로부터는 자금조달이 불가능하고 벤처캐피털투자 등 자본증자에 의한 자금 조달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자본시장에서도 인터넷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낮은 실정이다. 코스닥등록시 기존 사업의 평가기준이 적용되어 초기 사업의 누적적자로 인해 등록이 거부되거나 매우 낮은 가격에 주식을 공모하게 된다. 일부 인터넷 기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인터넷 벤처기업의 코스닥등록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이 인터넷 공모를 통해 자본을 조달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공모는 불충분한 정보공개, 공모가격 산정의 객관성 결여 등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급격하게 확장되고 있는 인터넷 인프라를 활용하여 인터넷 사용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인터넷 벤처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초기의 인터넷 벤처기업이 엔젤이나 벤처캐피털로부터 자금조달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벤처기업의 코스닥시장 등록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인터넷 벤처기업의 코스닥 등록에는 전통적인 기업의 등록요건이나 공모가 산정과는 다른 기준으로 설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증권업협회 코스닥 및 증권감독원에 인터넷 기업평가 전문가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개설을 준비중인 제3부시장을 인터넷 벤처기업 중심시장으로 육성하고 공모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증권감독원의 감독을 받지 않는 인터넷 공모는 좀더 엄격한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사료된다. 기업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고 전문가가 산정한 평가금액에 의해 공모가 이루어져 투자가들의 건전한 투자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이 자동차나 전화처럼 인간 생활의 일부가 될 것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국내의 인터넷 보급도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가정용 초고속 통신망의 설치수요가 급증하여 4대통신 사업자들의 공급능력을 초과하고 있다. 인터넷 가입자, 특히 가정에서의 인터넷 사용자가 급증하면 교육·오락·전자상거래 등 인터넷 서비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 기업의 건전한 육성을 위한 금융제도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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