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기부품특집>핵심부품 기술동향-작게 더 작게

<작게 더 작게>

이동전화 단말기의 크기가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작아지면서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도 부품의 크기를 줄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품의 크기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곧 부품업체의 기술력을 나타내는 바로미터가 된 것이다.

최근에 양산되는 이동전화단말기 부품의 크기는 지난해에 사용되던 부품에 비해 크기가 3분의 2 정도로 줄어들었으며 이보다 더 작은 크기의 부품들도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부품별로는 듀플렉서의 경우 기존 결합형 듀플렉서의 소형화가 한계에 이르면서 최근에는 모노블록형 제품이 점차 시장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 VCTCXO의 크기는 9㎜×7㎜ 또는 9㎜×12㎜ 정도였으나 최근들어 5×7 크기의 제품공급도 늘어나는 추세며 일부에서는 5×3.5 크기의 제품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또 PLL모듈과 VCO도 지난해 0.1㏄ 용량의 제품이 일반적으로 사용됐으나 올해에는 0.05㏄에 불과한 제품이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I/O커넥터는 0.5㎜ 협피치 제품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밖에 진동모터는 현재 실린더형이 주종을 이루고 있지만 보다 크기가 작은 코인형이 점차 많이 채택되고 있으며 기존 6파이 제품을 밀어내고 4파이 제품이 주로 채택되고 있다.

단말기의 크기는 하루가 다르게 작아지고 있지만 기능은 오히려 더욱 개선되고 있다. 이제 이동전화는 단순히 전화만 걸 수 있는 기기의 선을 넘어서고 있다. 최근에 출시되는 핸드폰은 연락처, 일정 등을 관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터넷에 접속해 주식매매 등과 같은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또 주요 단말기 업체들은 다음달중으로 MSM3000 칩의 후속 제품으로 크기는 절반으로 줄이고 기능을 개선한 MSM3100 칩을 채용해 더욱 더 똑똑해진(?) 단말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퀄컴은 MSM3100 칩의 차세대 제품으로 위치측정시스템(GPS), 블루투스(무선통신규격), MP3 등 각종 멀티미디어 기능을 하나로 집적시킨 MSM3300과 IMT2000 단말기의 핵심칩인 MSM5000 견본 제품도 곧 공급할 예정이어서 이동전화단말기가 조만간 PC의 영역까지 위협하게 될 전망이다.

이동전화단말기 업체들이 경쟁사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소는 단말기를 한번의 충전으로 얼마나 오래 사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지난해 중반에 등장한 MSM3000 칩의 등장으로 이 칩을 채용한 단말기는 한번의 충전으로 200시간, 약 7박8일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MSM3100 칩을 사용한 단말기는 이보다 50% 정도 사용시간이 늘어나 300시간까지 사용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단말기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국내 부품 업체들의 기술수준도 과거에 비해 많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I/O커넥터다. 지금까지 I/O커넥터는 일본의 히로세 제품이 국내 시장의 90% 정도를 점유했으나 최근들어 국내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30%선을 넘어서면서 히로세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이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이 늘고 있는 것은 국내 업체들의 기술수준이 향상되고 납기와 단가면에서 일본 업체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 때문이다. I/O커넥터 이외에도 PLL모듈, VCO, VCTCXO는 국내에서는 유일한 생산업체였던 삼성전기 이외에 아텍시스템즈, 한국단자공업, 스타트텔레콤 등이 새롭게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또 LG정밀은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고주파전력증폭기를 선보여 연간 1500억원의 수입 대체효과와 4000억원의 수출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LG화학·삼성SDI 등은 리튬이온전지 생산에 들어갔거나 생산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제품의 품질 수준은 단말기 업체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100% 만족시켜 주지는 못하고 있다.

현재 국내 단말기 업체들의 국산화율은 50% 안팎에 머물러 있다. 국내 단말기 제조업체의 구매 담당자들은 국산 부품의 사용을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도 국내 부품 업체들의 기반 기술이 취약해 부품 개발 기술이 선진국에 비해 뒤지며 안정성도 아직 믿을만한 수준이 못된다고 입을 모은다.

국산 부품업체들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자리잡기 위해서는 부단한 연구개발과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이동전화 부품 품귀현상에도 불구하고 일본 등의 주요 공급업체들이 증산을 꺼리고 있어 단말기 업체들이 안정적인 수급체제를 갖추기 위해 당분간은 국산 부품을 선호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부품 업체들에는 세계적인 품귀현상이 일본 업체들이 선점한 시장에 파고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는 셈이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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