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MP3플레이어 제조업체들이 KPAC(Korea Portable Audio Consortium)라는 컨소시엄을 구성,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해 나가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행보가 MP3 관련업계에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KPAC를 결성한 회원사들이 대부분 가장 먼저 MP3플레이어를 생산, 공급에 나선 초창기 멤버인데다 최근 엠피맨닷컴·나우텔레콤 등 신규 회원으로 참여하려는 업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KPAC 회원업체들은 최근 세계 각국에 MP3플레이어를 대량 수출하면서 코스닥 등록까지 추진, 자금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KPAC는 이를 바탕으로 최근 MP3플레이어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 세계적인 공룡기업들과 맞설 계획이다.
『현재는 단순한 모임 수준인 KPAC를 사단법인화할 계획입니다. 그래야만 SDMI 공동가입이 가능하고 부품 공동구매와 공동판매 등의 활동을 보다 수월하게 추진할 수 있습니다.』
KPAC 초대 회장을 맡은 아이앤씨의 김천국 사장은 회원사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KPAC의 위상을 높이는 데 가장 주력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최근 불붙기 시작한 자사의 MP3플레이어 수출계약건으로 눈코 뜰새 없다. 이처럼 바쁜 와중에 김 회장이 매월 2회씩 개최하는 KPAC 회원사 모임을 주관하고 회원사간 상충되는 의견을 조율하며 KPAC의 사단법인화 절차를 알아보기 위해 정신없는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KPAC는 특히 이달 말께부터 본격적인 홈페이지 서비스를 개시, MP3 관련 소프트웨어와 MP3플레이어 공동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KPAC는 최근 홈페이지 디자인 작업을 완료하고 각 회원사 사이트와 링크시키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또 최근 BR네트콤에서 분사한 디지캡을 초청, 시큐리티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한 데 이어 조만간 삼성전자의 「씨큐맥스」 설명회도 열 예정으로 있는 등 KPAC 차원에서 저작권 보호를 위해 채용할 시큐리티 프로그램 선정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KPAC는 이들 보안솔루션 업체 가운데 하나를 선정해 협력관계를 구축함으로써 MP3 관련 보안솔루션 표준화에 공동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추진중인 일들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동시에 획기적인 신제품을 공동으로 개발하거나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각종 전시회에 KPAC 이름으로 공동 참가하는 등 KPAC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KPAC가 이달 말부터 시작할 예정인 홈페이지를 통한 광고수익을 협회 운영자금 및 이같은 활동을 위한 준비자금으로 적립해 나갈 계획이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를 MP3플레이어 종주국으로 만든 것이 바로 우리 같은 중소 벤처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자금력과 정보력 등이 취약해 많은 분야에서 소외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하지만 중소업체들도 KPAC처럼 하나로 뭉쳐 최근 급격한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는 세계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다는 전례를 남겨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가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을 주도해 나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만 하는 과제가 너무 많아 이같은 일련의 공동작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한다고 해도 앞날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우선 국내 저작권문제만 해도 그렇다. 음반사들이 저작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라운드테이블을 떠남으로써 그동안 추진해온 노력들이 모두 물거품이 돼버린 상황이다. 또 SDMI의 MP3 표준화 방안도 아직 뚜렷한 실체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어 대응방안을 찾기가 어려운 상태다.
KPAC 회원사들이 얼마나 슬기롭게 이같은 난관을 극복하고 MP3플레이어 종주국으로 자존심을 지켜나갈지 주목된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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