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별 부품수급 동향

◇범용수동부품=스위치·릴레이·코어·저항기 등에서는 별다른 수급불균형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 IMF 당시 경기침체로 오히려 공급과잉도 우려됐으나 지난해부터 전자제품시장 활황으로 수요가 늘고 있어 수급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이들 부품은 생산업체수도 많고 생산업체들이 채산성 확보를 위해 중국 등지에 대규모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있어 앞으로도 공급부족 현상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디지털 전자기기용과 통신용 수요증대로 표면실장형(SMD)·초소형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어 이들 부품을 중심으로 개발과 생산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릴레이 생산업체인 청원전자는 일본 업체로부터 릴레이 제조기술과 생산설비를 도입해 통신용 릴레이 양산에 들어가고 초소형 SMD 릴레이 등으로 생산모델을 확대한다. 페라이트 코어 생산업체인 삼화전자도 가전산업용 페라이트 코어 생산비중을 단계적으로 낮추는 대신 정보통신용 코어의 생산을 대폭 늘려 나간다.

◇콘덴서=최근 급격한 신장세를 보이는 이동통신단말기용과 디지털 전자기기용 칩 부품을 중심으로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적층형 세라믹칩콘덴서(MLCC)와 탄탈콘덴서의 경우 국내 생산업체가 한두개로 한정돼 있다.

MLCC는 지난해 이동통신단말기와 PC시장의 폭발적 성장으로 인해 세계적인 공급부족 현상을 겪었으며 무라타와 삼성전기 등 생산업체들이 대규모 생산설비 증설을 마무리하는 올 상반기까지는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제품 소형화 추세가 뚜렷해 1005(10×5㎜)크기의 수요급증과 공급부족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탄탈콘덴서의 경우 상황은 심각하다. 전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다 최근 일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차세대 가정용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2」에 탄탈콘덴서를 사용하면서 공급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동통신단말기와 디지털 전자기기 등에 주로 사용되는 탄탈콘덴서는 고주파 대역에 적합하고 신뢰성이 높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일부 영역에 칩전해콘덴서 등 대체용 부품을 적용하고 있지만 탄탈콘덴서는 생산업체가 한정돼 있고 대규모 설비투자비와 생산기술의 어려움으로 신규업체의 참여도 쉽지 않아 수요급증에 비해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올해부터 연간 20% 정도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칩인덕터는 현재 다소 공급이 달리고 있으나 국내외 생산업체들이 공급량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고 신규 업체들이 속속 참여함에 따라 수급불균형이 올 하반기에는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TFT LCD용 부품=핵심 부품인 드라이버IC의 구득난이 심화되고 있다. NEC·샤프·도시바·TI 등 주요 공급업체의 생산능력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수요를 따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량은 수요에 비해 20% 이상 부족하며 삼성전자·LG필립스LCD·현대전자 등 부품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지 못한 LG필립스LCD의 경우 자칫 생산을 축소해야 할 정도의 위기에 직면했으나 워낙 공급물량이 적어 애태우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는 자구책으로 자체 반도체 생산라인을 드라이버IC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TFT LCD업체가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들 업체로부터 TFT LCD를 조달받는 휴대폰·노트북 제조업체들의 생산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수급구조로 보면 드라이버IC의 구득난이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TFT LCD업체들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효원기자 etlov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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