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 사람들이 곧잘 들먹이는 법칙이 있다. 실리콘 칩에 올릴 수 있는 트랜지스터 수가 18개월마다 배가 된다는 「무어의 법칙」이다.
인텔의 공동 창업주인 고든 무어가 제창한 이 법칙은 30여년 동안 확고한 원칙으로 지켜져왔다. 그런데 0.1미크론 기술 개발을 앞두고 이 법칙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다.
인텔의 연구원인 폴 패컨은 지난해말 한 과학저널에서 『실리콘에 실리는 트랜지스터를 더이상 축소할 수 없는 물리적 한계로 인해 2000년대초 「무어의 법칙」이 깨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무어의 법칙을 따르자면 0.1미크론 기술이 당장 출현해야 하나 이를 구현하려면 트랜지스터를 원자 100개 이하로 구성할 정도로 축소해야 해 현 기술 수준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0.1미크론 상용 시점이 늦어지는 것을 보면 그의 주장은 설득력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업계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전문가들은 불과 몇년 전만 해도 0.18이나 0.13미크론 기술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기술로 믿어왔으나 결국 상용화했다. 0.1미크론은 물론 그 다음 기술 개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초미세공정기술의 핵심은 신호를 전달하는 게이트 절연막의 두께를 어떻게 얇게 하며 트랜지스터의 저항을 낮출 수 있느냐다. 그런데 활발한 기술축적으로 박막을 가능케 하는 고유전율 게이트 절연막과 저항문제를 해결한 메탈게이트 전극 등의 신재료가 개발됐다. 이들 신재료와 기술로 0.1미크론은 물론 0.07미크론까지도 가능하다는 게 이론적으로 입증됐다.
그렇지만 이보다 더욱 진전된 0.05미크론 이후의 기술은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구조를 채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의 김한기 부장은 『관련장비 개발이 문제지 지금까지 확보한 기술로도 0.1∼0.08미크론까지 이후까지 충분히 개발 가능하다』고 말했다. 개발에 시간은 더 걸리겠으나 미세공정기술 개발 여지는 아직도 많다는 지적이다.
「무어의 법칙」은 어느 정도 수정이 불가피하지만 기본 원칙은 당분간 유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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