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미디어-다이어트 고고
만화잡지 아이큐점프에 4년간 연재됐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다이어트 고고」는 컴퓨터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도 쉽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롤플레잉게임(RPG)이다.
게임 진행에 관한 문의를 받아 처리해 주는 도우미 시스템, 대사를 잊어버려 다음 내용을 파악하지 못할 경우 단축키를 사용해 이전의 대사를 다시 불러올 수 있는 기능 등을 도입해 초등학생이나 여성 등 상대적으로 게임을 잘하지 못하는 사용자도 게임의 전반적인 흐름을 쉽게 익히고 즐길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게임을 잘 하는 고급 사용자들의 경우 프리배틀넷시스템이라는 게임 내부의 별도 지역에서 기본적인 스토리와 무관하게 실시간으로 전투를 즐길 수 있다. 프리배틀넷시스템은 기존의 롤플레잉게임에서 필수적인 경험 획득용의 지루한 전투를 최대한 배제하고 전투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독특한 특징을 가진 25종의 필살기를 추가해 전투의 재미를 높인 점도 특징이다.
다이어트·사이비종교 등을 소재로 한 만화풍의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과 코믹한 줄거리 구성이 돋보이며 각 등장인물을 100% 16비트 그래픽을 사용해 고해상도 그래픽을 실현했다.
단축키를 통한 빠른 입력이 가능해 게임에 익숙해짐에 따라 빠른 게임 진행을 펼칠 수도 있다.
고전적인 미니 게임들을 즐기면서 쓸모있는 아이템들을 모을 수도 있고 다양한 퍼즐적 요소들을 도입해 기존 롤플레잉게임의 형식을 벗어나기 위한 시도가 엿보인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 말께 출시되어 용산전자상가·백화점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으며 2000년 1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밀리아2000에 출품돼 호평을 받기도 했다.
개발주역 인터뷰-손재영 애니미디어 사장
『97년 애틀랜타에서 열린 E3쇼를 보게 됐습니다. 그 때까지 게임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수많은 게임 개발자와 업체 담당자들이 모인 대규모 쇼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귀국 후 일단 게임 시장을 전반적으로 알기 위해 게임 유통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손재영 애니미디어 사장의 게임 시장 입문은 우연한 기회에 이뤄졌다. 미국에서 대학원 논문을 마치고 우연히 들린 애틀랜타에서 세계 최대의 게임쇼인 E3를 보게 됐고 그 속에서 게임 산업의 밝은 미래를 발견한 것이다.
『소프트웨어 유통을 2년 정도 하면서 게임 시장을 정확하게 파악을 한 후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주위에서는 사업적으로 도움이 되는 게임 유통을 하지 왜 리스크가 큰 개발에 나서느냐는 주위의 만류도 있었지만 결국 자신의 제품이 없는 게임 업체는 모래성이라는 생각에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작년 3월 개발을 시작해 11개월만에 완성된 애니미디어의 첫번째 자체 게임이 「다이어트 고고」다.
『「다이어트 고고」는 쉬운 게임입니다. 여성이나 초등학생 등 상대적으로 어려운 게임을 싫어하는 사용자층을 대상으로 기획된 이 게임은 끈기가 필요한 롤플레잉게임에 직관적으로 전투를 즐길 수 있는 액션 게임의 요소를 삽입해 게임의 재미를 높였습니다.』
자체 개발 게임에 자신감을 갖게 된 손 사장은 향후 5년 계획으로 현재 2개인 개발팀을 5개까지 늘려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할 예정이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게임의 장·단점은.
▲가장 큰 장점은 만화를 본 사람에게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것은 사용자의 기대감을 떨어뜨리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원작과 분명한 차별성을 가진 시나리오를 만드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다.
-제품 판매를 위한 마케팅 전략은.
▲현재 SBS와 투니버스 등 만화에 강한 방송사에 광고를 내고 있다. 또 기존 유통 사업 경험을 살려 다양한 채널영업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게임 시연회를 통해 제품을 알리고 사용자의 요구 사항을 게임에 반영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활동에 힘입어 초기 물량 3000카피가 모두 팔렸으며 추가 물량 3000카피도 곧 판매 완료될 전망이다.
-외국 시장 진출 계획은.
▲작년 영국에서 열린 ECTS99 쇼를 비롯해 올해 1월에는 프랑스의 밀리아2000 쇼와 같은 게임 관련 쇼에 계속 참가했다. 오는 5월에는 E3 쇼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명확한 사용자 타깃이 있다면 외국 제품과 좋은 승부를 벌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프랑스 업체와 약 20만 달러 규모의 「다이어트 고고」 수출 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곧 다른 지역으로 수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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