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비즈니스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누구도 흉내내기 힘든 독특한 구성 기술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확실한 수익을 창출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인터넷 세계에서 「물건은 만들어 놓으면 팔린다」는 단순한 논리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최근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소비자의 취향과 요구가 복잡·다양화하면서 소비자의 욕구까지 만족시키면서 팔 수 있는 역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인터넷에서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마케팅이다. 그러고 보면 지금까지 인터넷만큼 마케팅이 중요시 돼 온 산업은 없었다.
흔히 인터넷 비즈니스는 시장 진출과 생존, 성공 3단계로 나눈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시장에 진출, 생존 단계에서 마케팅 기법을 효율적으로 잘 활용해 성공단계로 진입한다는 공식이다.
그러나 인터넷 비즈니스를 계획하는 사람이나 기업은 먼저 인터넷의 기술적인 요소를 생각하고 웹마스터부터 찾는 것이 국내의 일반적인 현실이다. 인터넷 마케팅에서 기술적인 요소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마케팅 개념이 없는 인터넷 마케팅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더욱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기만 하면 최종 목적이 달성된 것처럼 여기는 풍토는 많은 비용의 낭비를 초래했다. HW나 SW의 기술적인 해결과 발전은 전문업체들이 걱정하고 연구해야할 부분이다. 일반 기업들은 이 도구들을 어떻게 마케팅적으로 활용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을 갖고 연구해야 한다. 핵심은 인터넷 서버나 웹사이트 구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으로 마케팅 기법을 구사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마케팅 기법을 효율적으로 구사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것들을 마케팅 인프라라고 말한다. 마케팅 인프라라고 하면 마케팅을 위한 각종 데이터와 전문인력, 마케팅 활동을 위한 예산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데이터의 경우는 히트수, 페이지뷰 등 사이트의 트래픽을 나타내는 정량적 데이터와 사이트 사용자의 성향이나 직업 등을 나타내는 정성적(定性的) 데이터로 나뉜다.
최근 인터넷 조사 업체인 인터넷메트릭스(대표 이상경 http://www.internetmetrix.com)가 국내 대표적 정보기술(IT) 및 인터넷 분야 231개 업체의 마케팅 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 마케팅 전문가 조사」결과에서도 인터넷 마케팅을 위한 최대 장애요인으로 시장환경 자료 부족(21.4%)을 꼽았고 이어 인터넷 이용자의 인구 통계적 특성과 이용 패턴에 관한 자료 부족(18.6%)을 지적했다. 또한 고객 DB구축 및 관리문제, 전문인력과 인터넷에 대한 인식부족도 마케팅 활동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선진국인 미국처럼 이 데이터들을 정확한 근거를 기반으로 측정해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기관이 없는 것이 국내 인터넷 산업의 현실이고 보면 업체들마다 자체 측정 기준으로 얻은 히트수나 페이지뷰수를 남발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공식화된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무리한 광고 공세 등으로 서로의 가치를 애써 깎아 내리는 모습도 다반사다.
ZD넷의 김재언 부장은 『아예 처음부터 공식화된 기관을 정해 놓고 데이터 정리 작업을 시작했으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페이지뷰수를 너무 부풀려 놓은 상태여서 일부 업체들은 오히려 데이터를 공식화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데이터의 공식화를 위해서는 업체들간의 개방된 자세가 우선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국가의 강압적인 분위기보다는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국소프트창업자문에서 컨설팅 전문가로 활약한 경력이 있는 유니텔의 강세호 대표이사는 『인터넷 사회에서 마케팅 인프라라고 하면 우선 고객 관리 관점에서 보는 측면이 강하지만 국내에서는 정보공유를 위한 네트워크나 산·학·연 공동 연구를 통한 작업이 아직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한 『인터넷 시장에 진출한 후 사업을 성장단계로 올려놓기 위해서는 마케팅 인프라와 기법을 유효 적절하게 결합시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터넷메트릭스의 조일상 팀장은 『단순히 정보인프라와 관련한 정보량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많지만 그것은 절대적 양이 부족하다기 보다는 가장 기초적인 용어나 규정 등과 관련한 사회적인 합의 기준이 없어 시장이 비효율적으로 비춰지기도 한다』며 『이제 업계나 정부 기관 등을 중심으로 표준화 움직임이 있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인터넷 마케팅은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인터넷 시장과 더불어 한창 붐을 일으키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와 같다. 섣불리 많은 것을 기대할 순 없지만 어떻게 키우고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무한한 성장가능성을 지닌 것임에는 틀림없다.
이같은 각종 마케팅 인프라를 만들고 발전시키는 것은 일선에서 뛰고 있는 업계 종사자들과 정부 관련 기관의 몫이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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