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만으로 10년.」
몇 년을 버티기도 힘든 열악한 SW시장에서 10년 이상을 꾸려 온 중소 SW업체들이 잇따라 출현하고 있어 국내 SW산업의 연륜을 말해주고 있다.
슈퍼스타소프트웨어(대표 강영선)는 지난 13일 LG강남타워에서 창립 10·11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치렀다. 98년 IMF 여파로 그룹웨어 사업 포기, 대량 감원 등 뼈를 깎는 고통을 겪은 이 업체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행사였다.
이 회사의 강 사장은 『지난해 창립 10주년 기념행사를 갖고 싶었지만 여러 사정으로 미뤄왔는데 이번에 이런 자리를 마련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감회를 전했다. 슈퍼스타는 지난해 인터넷 공모를 통해 사업자금을 유입하는 한편 리포팅 툴과 인트라넷 부분에 사업역량을 집중, 올해 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성우시스템, 화이트정보통신, 나눔기술, 세종정보기술 등은 모두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는 SW업체다. 90년 1월에 설립돼 기계설계분야 솔루션을 공급해 온 성우시스템(대표 이지성)은 2년전부터 제품정보관리(PDM), 전자문서관리(EDM), 지식관리(KM), 고객관리(CRM) 솔루션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올해 80억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나눔기술(대표 장영승)도 올해 10월 창립 10주년을 맞는다. 「씨앗」이라는 프로그램 언어를 자체 개발해 국내 SW분야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던 나눔기술은 지난 10년동안 국내 SW업계 및 벤처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나눔기술은 핸디소프트와 함께 국내 그룹웨어 시장을 주도했으며 지난해부터는 국내 최대의 음악 포털사이트인 렛츠뮤직을 통해 새로운 문화 시장을 창출해 나가고 있다. 올해는 기존 사업들을 연계하고 BtoB사업, ASP사업을 새롭게 추진해 12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화이트정보통신(대표 김진유)과 세종정보기술(대표 정명수)도 모두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이한 업체들. 90년 3월에 설립된 화이트정보통신은 시스템통합(SI) 사업을 진행해오다 97년부터 컴포넌트 SW사업에 사운을 걸고 기존 인사관리, 회계 프로그램을 컴포넌트화하고 윈4클래스, 윈4웹 등의 컴포넌트 솔루션을 개발하는 등 발빠른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세종정보기술 역시 90년 3월 세종네트워크로 출발해 95년 사명을 바꾼 이후 도서관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등 도서 및 학술정보화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최근들어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제공업체(ASP)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는 시트릭스사의 메타프레임을 국내에 공급해 탄탄한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이밖에 외국계 SW업체로는 한국오라클(대표 강병제)이 지난해말 창립 10주년을 맞았으며 한국SAS(대표 안무경)가 다음달로 창립 10주년을 맞아 여의도 63빌딩에서 기념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SW업계의 한 관계자는 『1∼2년전부터 불법복제 방지 등 SW가치를 인정하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벤처 열풍까지 불면서 SW사업 환경이 크게 좋아졌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SW사업만으로 기업을 지탱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며 『최근 설립된 신생기업들은 10년 이상 사업을 진행해 온 이들 SW업체의 연륜과 위기극복 방안을 벤치마킹해 보는 것도 의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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