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처녀총각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결혼시즌이 다가왔다. 벌써부터 고궁에서는 결혼사진을 찍고 있는 예비 신랑신부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화려한 드레스에 예쁘게 화장하고 있는 예비신부의 모습은 봄이 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보통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결혼 시즌이 올해에는 보름 정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IMF 경제위기로 결혼을 미뤄왔던 연인들과 새 천년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를 기다려 왔던 사람들이 일제히 웨딩마치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위기로 인해 올해 결혼하는 신혼부부도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50만쌍 정도가 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올해 혼수용 가전시장이 작년보다 20% 늘어난 1조5000억원 정도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올 봄에 결혼하는 신혼부부가 전체의 30% 정도인 15만쌍이라고 볼 때 올 봄에만 4500억원 정도의 혼수 가전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가전업체를 비롯해 대형 전자매장과 양판점 등은 최대의 대목 중 하나인 결혼시즌 매출을 올리기 위해 신세대 신혼부부를 겨냥한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고 대대적인 판촉·할인행사를 기획하는 등 본격적인 판매활동에 들어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IMF의 영향이 남아있어 혼수용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예비부부들은 실속 위주로 저렴한 가격에 필수기능만 갖춘 제품을 주로 구매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가격보다는 성능이 좋으면서 큰 사이즈의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다시 짙어지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TV의 경우 25인치를 찾는 경우가 많았으나 올해는 29인치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냉장고의 경우도 일반 냉장고보다는 고급스러운 양문여닫이형 냉장고를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또 컴퓨터도 액정화면(LCD)을 채용한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가 실속형 제품이 중심이었으나 올해는 대형·고급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디지털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정보사회의 도래로 디지털 상품에 익숙한 신세대 예비부부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만 해도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일부 업체에서만 내놓았던 대형 완전평면TV 모델도 최근 들어 아남전자·대우전자 등이 가세하고 일본산 수입제품도 늘어나는 등 10여종으로 크게 늘었다.
냉장고와 세탁기도 대형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가전업체들은 올해 혼수시장을 겨냥해 절전기능을 강화하거나 디지털 기능을 보강한 냉장고를 주력으로 내놓고 있으며 세탁기의 경우도 세탁력을 향상시킨 기능성 제품들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혼수품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PC의 경우 인터넷PC의 등장으로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도 성능이 뛰어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올해는 혼수품으로 구매하는 비중이 지난해보다 더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에서 가정주부를 대상으로 인터넷 교육을 실시하는 등 인터넷PC가 가정의 필수품으로 여겨지는 것도 PC의 판매를 늘리는 데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오디오제품도 혼수 가전 품목에서 빠질 수 없는 제품 중 하나. 오디오업체들은 지난해 경제위기로 상당히 위축됐으나 올 들어서는 경제여건이 호전됨에 따라 새내기 신혼부부들을 겨냥한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오디오업체들은 혼수시즌을 통해 그동안 위축돼 있던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다양한 판촉활동도 기획하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예년과 달리 올해는 혼수 패키지를 마련하기보다는 개별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을 할인해주거나 혼수용으로 적합한 제품을 중심으로 이번 혼수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은 각각 「디지털 허니문 페스티벌」과 「Happy ON 웨딩대축제」라는 이름의 혼수 판촉전략을 마련하기는 했으나 가전제품들을 혼수용 패키지로 묶지 않고 개별 제품별로 다양한 경품 및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이번 혼수시장을 겨냥해서는 DVD플레이어·디지털TV·노트북PC 등 디지털 제품을 대거 준비해 놓는 등 「디지털」을 강조한 마케팅으로 신혼부부들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또 LG전자도 패키지 상품을 만들기보다는 제품 가격을 직접 할인해줌으로써 신혼부부들이 혼수경비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LG전자는 특히 이번 혼수시즌에 맞춰 웨딩드레스·혼수용품·호텔·렌털카 등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할인쿠퐁을 첨부한 결혼 안내책자를 자체 제작, 전국 대리점을 통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중견 가전업체인 동양매직은 봄철 혼수시즌에 대비해 지난 10일부터 각종 사은품 증정 및 기획상품 가격할인 등 다양한 혼수 판촉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밖에 대우전자가 아직 내부 사정이 안정을 찾지 못함에 따라 국내 영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신용유통에 이번 혼수 판촉활동을 일임한 것도 색다른 점이다.
또 전자랜드21·하이마트·테크노마트 등 유통점들은 신혼부부들이 아직까지는 혼수 가전을 한꺼번에 구입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나름대로 혼수용 패키지 상품을 구성하거나 혼수 가전 판매를 위해 특설코너를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자랜드21의 경우 이미 지난달부터 직영점을 통해 「전자랜드21 혼수 가전 추천 빅 찬스」행사에 돌입, 자체적으로 인기품목을 선정해 고객들에게 추천하는 한편 다양한 사은품을 제공하고 있으며 하이마트도 내달초까지 「넘치는 기쁨 하이마트 혼수 특급세일」이라는 타이틀로 혼수 판촉행사를 마련해 전국 200여개 매장에서 동시에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테크노마트는 개점 2주년 행사를 겸해 혼수 가전 대축제를 전개하며 용산전자단지내 각 매장들도 각기 나름대로의 혼수 판촉행사를 마련, 판매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밖에 각 백화점과 할인점에서도 자체적으로 신혼부부를 겨냥한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따라서 실속 있으면서도 만족도 높은 혼수를 장만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직접 돌아다니며 가격정보를 파악하는 것보다는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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