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시가총액의 경우 지난해 21조25억원에서 올해에는 약 60조원으로 3배 가량 상승한 데 힘입어 국내 증시 전체의 21.5%로 현대(8.5%), LG(7.59%)에 비해 월등히 높다. 정보기술(IT) 분야의 시가총액도 현대의 30.6%보다 훨씬 높은 88%로 5대 그룹 중 가장 높다. 전통적인 산업에서 첨단산업으로의 발빠른 행보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삼성 계열사에 대한 삼성그룹측 지분율은 외국인 지분율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지난 10일 현재 외국인은 삼성전기 33.18%, 에스원 45.84%, 삼성물산 24.39%, 제일기획 45.05%, 삼성화재 25.59%로 이미 단일주주로는 최대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종목으로 이미 52.77%를 확보해 독자적으로 경영권을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삼성전자, 에스원, 제일기획, 삼성전기, 삼성화재, 삼성물산 순으로 외국인이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이들 계열사는 외국인 주주들의 경영간섭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달중 주주총회를 갖게 되는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전자, 에스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물산, 삼성중공업이 이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에 반해 삼성중공업과 삼성SDI는 삼성전자, 삼성생명, 우리사주 등을 포함한 그룹측 지분(33.7%와 24.6%)이 상대적으로 높다.
시가총액에 있어서도 삼성전자가 41조6400억원선(총 1억5만309주)으로 그룹전체 시가총액의 68%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기 5조9052억원, 삼성중공업 1조16억원, 삼성물산 1조9119억원 등 IT분야 계열사의 시가총액이 58조3882억원 규모로 전체의 88%를 점하고 있다. 이에 반해 제일모직, 호텔신라,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비IT 계열사의 시가는 2조원을 밑돌고 있다.
자본금의 경우는 현재 삼성증권과 삼성중공업이 2조4700억원과 1조1540억원으로 가장 많다. 그 뒤를 이어 삼성물산 7770억원, 삼성전자 7510억원, 삼성SDI 4370억원, 삼성항공 4270억원 순이다.
삼성그룹 계열사들도 올해 IT 계열과 비IT 계열간 주가가 차별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제일기획을 제외한 삼성증권과 호텔신라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항공 등은 강세 내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은 다른 그룹사의 동종 계열사 주가가 액면가 이하에서 맴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기업으로의 변신에 성공, 낙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점이 눈에 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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