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투데이>마이크로소프트 비디오 게임기 시장에 출사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사 회장이 세계 비디오 게임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소니사와 닌텐도사 등 비디오 게임기 시장을 한 손에 쥐고 있는 일본 대형 게임기 업체와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로 세계 비디오 게임기 시장에 거대 지각변동이 밀려올 조짐이다.

빌 게이츠 회장은 최근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게임개발진 연례회의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암호명 「X박스(X-Box)」로 불리는 자사 게임 콘솔을 공개하고 이를 앞세워 내년 비디오 게임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신형 게임기는 세계 게임 개발진들이 모여 최신 기술을 선보인 이번 연례회동에서 최대 관심사였다.

빌 게이츠 회장은 이 자리에서 X박스의 최종 사양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자신이 직접 게임기를 시연해 보이며 앞으로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시켜 최종 설계를 확정, 세계 게임 개발진들에게 이 게임기의 응용 게임을 제작하도록 의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이 게임기를 개발하기 위해 게임 개발부를 따로 두는 등 그 동안 게임부문에 엄청난 투자를 해왔으며 앞으로 판촉활동에 수억달러를 들여 세가와 소니사, 닌텐도 등 경쟁사에 버금가는 판촉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돈 코이너 게임 마케팅 이사는 『이 게임 홍보에 윈도95 프로그램 시판때보다 더 많은 자금을 쏟아 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X박스는 x86 계열 칩과 호환이 가능한 600㎒급 프로세서와 영상 프로세서, 64MB 기억용량, 8∼9GB에 달하는 하드 드라이브가 내장된다. 기존 게임기와는 달리 모뎀이 없는 대신 100MB급 이더넷 연결을 통해 고속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 여러 명이 동시에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가격도 다른 경쟁제품들과 버금가는 수준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경쟁사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는 일본에서 1대당 360달러에 판매되고 있으나 올 가을 미국 판매가 개시되면 가격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가사의 드림캐스트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으로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현재 가격이 1대당 199.99달러이고 게임은 1개당 29.99∼49.99달러다. 닌텐도64는 현재 100달러 미만에 팔린다.

이처럼 새로운 게임 플랫폼은 그만큼 위험 부담이 크다. 일본 세가 엔터프라이즈사는 지난 96년에 세가 세턴을 발표했으나 1년 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 나오면서 완전히 제압당했다. 세가는 지난 가을에 드림캐스트를 발표하고 나서야 겨우 게임시장에 되돌아올 수 있었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는 현재 시장에 나온 제품 중 가장 뛰어난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이 게임기는 오디오 CD와 DVD 플레이 기능, 다자간 게임을 위한 인터넷 접속, 기본적인 웹 접속기능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

닌텐도사도 이 같은 경쟁사의 움직임에 대응해 오는 크리스마스 전에 닌텐도64에 이어 고성능 하이테크 게임기를 선보일 계획이다.

세계 게임기 시장에 이로 인해 짙은 전운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X박스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보다 2배 이상에 달하는 초당 1.5억 폴리곤(Polygons)을 재생해 낼 수 있다며 이 제품은 마치 길 가는 사람의 목덜미를 잡아끌 정도로 흥미를 끌 것이라고 벌써부터 앞으로의 한판 승부에서 승리를 장담했다.

<케이박기자 kaypark@ibiztoday.com

제이슨오기자 jasonoh@ibiztoday.com>

사진설명/

빌 게이츠 회장이 11일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게임 개발자 회의(Games Developers Conference)」에서 「X박스」로 불리는 게임기를 공개, 비디오 게임사업에 본격 뛰어들 것이라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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