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의 심장부라고 불리는 마이크로프로세서(MPU)의 작동주파수가 1기가 시대를 맞이했다.
지난 6일 어드밴스트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 http://www.amd.com)가 1㎓판 MPU 「애슬론」 출하를 개시했고 8일에는 인텔(http://www.intel.com)이 동급의 「펜티엄 Ⅲ」를 투입했다. 1971년 세계 최초로 MPU가 등장한 이래 거의 30년만에 기가시대에 진입했다.
일본경제신문, 세미컨덕터비즈니스뉴스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기가칩에 대한 시장 반응은 아직 냉담하다고 전하고 있다. 이는 양사의 개발경쟁이 일반 소비자의 수요보다 너무 앞섰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인텔의 부사장 폴 오텔리니는 펜티엄 Ⅲ의 출시를 발표하며 『인텔은 고객이 세계 최첨단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최고 기능의 제품을 계속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이 새삼스럽게 「세계 최첨단」을 강조한 것은 숙적 AMD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격에서도 인텔은 개당 990달러로 책정해 AMD가 2일전에 내놓은 개당 1299달러보다 20% 정도 싸게 시장에 내놓았다. 이러한 인텔의 마케팅 전략에 힘입어 기가칩이 시장에서 각광받을 수 있을는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MPU 작동주파수의 역사는 PC의 역사와도 부합된다. 인텔이 지난 79년 출시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8080」의 작동주파수는 8메가에 불과했고 93년에는 64메가대의 「펜티엄」을 투입, 「윈도95」 발표 이후에는 수백메가시대에 돌입했다. 그리고 현재 가정용 컴퓨터의 MPU는 500∼600메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같은 주파수 향상은 PC의 처리속도를 높혀 VCR 등 멀티미디어기능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그러나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일반 소비자의 「지갑속」과 PC의 이용환경에 따라 기가칩의 성패를 가늠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 델컴퓨터는 8일 1기가 펜티엄 Ⅲ 탑재 데스크톱 PC를 출하했다고 발표했으나 판매가격은 5999달러였다. 이는 1000달러 이하의 저가 PC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미국에서 부유층을 노린 판매전략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또한 모든 수요자가 기가칩 PC의 장점을 충분하게 살릴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될지도 의문이라고 이들 외신은 전하고 있다. 지금 PC수요자의 관심은 MPU의 성능에서 통신회선의 속도로 바뀌고 있다. 다이얼업 접속으로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한 1㎓ MPU는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칩은 당분간 업무용 PC서버로서 한정된 수요를 창출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래도 양사는 고성능 칩 개발에 전념한다는 전략을 내비치고 있다. 인텔은 1기가에 이어 올 후반에는 1.5㎓의 「윌라멧」, 서버용 64비트제품인 「이태니엄」을 속속 출하한다는 구상이다. MPU에 기업의 존망을 걸고 있는 AMD 역시 애슬론의 양산체제를 정비하는 데 필사적 노력을 다하고 있다.
최근 인텔은 신흥 인터넷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등 반도체에서 인터넷관련사업으로 경영의 축을 서서히 옮기고 있다. 고수익의 MPU사업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벤처기업 매수 및 신규사업 육성에 쏟아 붓는다는 전략이지만 소비자가 고성능 MPU를 외면한다면 「인터넷패자」를 노리는 장기전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업계에서는 고성능·고기능제품이 등장할 때마다 새로운 수요·용도가 창출되어 왔다. 기가시대에서도 이러한 수요가 만들어질는지 인텔과 AMD는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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