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 동안 LG전자에서 근무해 오면서 가장 기쁜 일을 꼽으라면 소니를 비롯한 세계적인 수준의 가전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만큼 기술과 제품력이 발전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지난 1월로 LG전자에 입사한 지 30년이 된 구승평 사장(59)은 감회가 새롭다. 엔지니어 평사원에서부터 시작해 최고 경영자인 사장자리까지 오른 구 사장은 87년부터 90년까지 일본 지사로 잠시 자리를 비운 것을 제외하고는 TV 한 분야에서만 일해왔다.
따라서 흑백TV에서 컬러TV, 최근의 디지털TV와 벽걸이TV까지 구 사장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어 TV업계의 산 증인이라 할 수 있다.
구 사장은 최근 2005년까지 디지털TV,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TV 등 디지털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내용의 청사진을 담은 「21세기 디스플레이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구 사장은 「디지털시대를 선도하는 초우량 종합 디지털 디스플레이사업」을 비전으로 2005년까지 약 1조5000억원을 투자, 제품별로 세계시장 점유율을 완전평면이나 LCD 모니터의 경우 25%, 완전평면TV 20%, 완전평면 브라운관 25%, 디지털TV 20%, 벽걸이TV 20% 등으로 각각 끌어올리겠다는 게 목표다.
구 사장은 이를 통해 오는 2005년 디스플레이 사업부문에서 매출 15조원, 경상이익 1조5000억원, 부채 0%를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요즘 신세대들을 보면 너무 자극적이고 꾸준하지 못한 것 같아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막상 같이 일을 하면서 사무실에 침대를 갖다 놓고 밤새워 연구하는 모습을 보고 안심했습니다.』
구 사장은 사회에 진출하는 새내기들에게 프로의식을 가질 것을 당부한다.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는 의지를 가져야만 세계를 상대로 한 경쟁에서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 입사할 때만 해도 부산공장 하나만 있었지만 지금은 국내 4개 공장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 20개 공장을 거느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구 사장은 남은 기간 이루고 싶은 일은 LG전자가 2005년에 디지털TV, PDPTV 등 디지털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의 리더기업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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