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새롬·한글과컴퓨터 합병설 무럭무럭

「그랜드 인수합병(M & A)이 과연 이루어질 것인가.」

국내 인터넷기업을 대표하는 새롬기술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이 합쳐질 것이라는 소문이 증권가를 중심으로 신빙성 있게 나돌고 있다. 양사의 합병에 한글과컴퓨터까지 가세해 조만간 거대 인터넷 그룹이 출범할 것이라는 설로 번지고 있다.

해당업체들이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3사 합병설」은 갈수록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까지도 3사의 모델을 고려해 볼 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할 정도다.

국내 인터넷시장과 산업을 주도하는 세 업체가 만약 하나로 합쳐지면 엄청난 파장을 불러 올 것으로 보이며 이는 미국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과 같은 그랜드 인수합병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사건 개요=이들 업체의 합병설이 나돈 것은 일주일 전부터다. 소문은 증권가쪽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믿을 만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이미 합병한다는 기본원칙에 합의하고 세부적인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과 새롬 두 회사는 이미 합병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에 돌입했으며 한글과컴퓨터가 다소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변수가 되고 있다는 소문이다. 새로 설립하는 회사의 대표이사로는 새롬기술 오상수 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합병은 새롬쪽에서 더 적극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새롬은 다음과 접촉하기 전에 네띠앙 등 다른 인터넷 포털서비스 업체에도 이같은 제의를 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소문이 증권가에 퍼지면서 지난 10일 막장이 가까워지면서 그동안 주춤했던 이들 업체의 주가가 우연하게도 상한가를 쳤다.

◇가능성은 있나=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먼저 새롬기술은 누구나 인정하듯 다이얼패드로 성공한 벤처기업이다. 하지만 다이얼패드는 아직 수익모델로는 검증이 되지 않았으며 일각에서는 사업 성공에 대해 강한 의혹을 던지고 있다. 실제로 초창기 다이얼패드가 발표됐을 때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서비스 자체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서비스 질이나 수준도 문제지만 이를 성공시키면서 막대한 투자자금이 필요해 벤처기업 입장에서 이를 계속 이끌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여기에다 최근 통합메시징서비스(UMS)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웹투폰서비스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으로 치닫는 형편이다. 새롬이 적극적으로 파트너를 물색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새롬은 주총 전에 합병설을 마무리하기 위해 부랴부랴 주총 일자까지 당초 11일에서 24일로 연기한 것으로 관련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다음 또한 주력무기인 메일링서비스가 메시징 및 UMS서비스의 추격으로 곤란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다급해진 다음은 유아이엔(구 유인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넘기는 민첩성을 보였다.

다음은 그러나 최대 가입자수를 자랑하면서도 중복이 많고 회원들의 충성도가 떨어져 도약을 위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내는 면에서는 여전히 벽에 부닥쳐있는 실정이다.

다음으로서는 새롬과 합칠 경우 자사의 메일링·UMS가 새롬의 웹투폰과 상호 보완적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데다 둔화되고 있는 신규회원 확보, 나아가 더욱 막강해진 영향력을 바탕으로 얼마든지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 하나의 변수는 한글과컴퓨터다. 한글과컴퓨터는 다소 관망하는 자세다. 이는 한컴의 현재 위치를 고려하면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 한컴의 주요 주주이자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진 「이민화 사단」은 이미 한컴에 대한 구도를 가지고 있다. 한컴의 비전은 「예카」라고 불리는 수익모델을 통해 인터넷 그룹으로 거듭난다는 것이다.

예카는 기존 단순 포털이나 허브사이트와는 달리 사용자에게 표면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지능형 인터넷 백엔드 솔루션을 통해 기업과 소비자간(B2C)거래와 기업간(B2B)거래를 결합한 인터넷 마케팅 모델이다. 한컴은 이 프로젝트에 사활을 건 상황이다. 이 같은 이유로 한컴은 다소 미온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으며 굳이 지금 당장 입장정리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컴은 추후 매머드 컨소시엄에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컴이 만약 매머드 컨소시엄에 참여한다면 연구개발(R&D)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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