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이어 이번에는 코스닥 등록 벤처기업들이 핵심인력 이탈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벤처창업붐을 타고 벤처기업의 핵심 엔지니어가 또다른 벤처창업에 나서는 추세가 뚜렷해지자 기존 벤처기업들이 인력단속에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코스닥에 등록한 A사의 경우 정보통신 단말기 개발 핵심인력인 엔지니어 4명이 동시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코스닥 등록에 대비해 회사 창업멤버인 핵심 엔지니어 4명에게 공로주 차원에서 우리사주와는 별도로 구주매출 방식으로 3만주 가량을 배정했는데 이들 엔지니어가 벤처창업을 선언한 것이다.
이들은 자신이 받은 주식을 매각하면 개인당 2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자 주식 매각자금의 일부를 활용한 벤처창업을 결심했다.
지난해 12월 코스닥에 등록한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B사 역시 이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이 회사는 직원들에게 우리사주 명목으로 평균 4000∼5000주씩을 배정했으나 최근 100%의 무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직원들의 주식수가 2배로 늘어나자 몇몇 직원들이 퇴사의향을 밝혀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코스닥 등록으로 인해 벤처기업의 엔지니어들이 수억원 또는 수십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하자 또다른 기회를 마련해 신흥재벌 대열에 오르겠다는 유혹에 젖어들고 있다.
위성방송 수신장비를 개발, 수출하고 있는 C사의 직원들 역시 내년초 코스닥 등록을 앞두고 지난해 1인당 1만주 가량의 우리사주를 받았다. 이 회사 직원들은 최고경영자가 창업당시 약속한 급여 및 직원복지 정책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고 주식을 현금화할 수 있는 기회가 오는 대로 퇴사, 새로운 벤처기업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벤처기업 코스닥 등록에 따라 막대한 수익을 올린 창투사들이 신생 벤처기업의 주식가치를 수십배로 인정, 거액을 투자하는 등 벤처기업 사냥에 혈안이 돼있는 것도 엔지니어들의 창업을 자극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합메시징시스템(UMS) 전문업체 이사로 있던 K씨는 회사독립을 준비하던 차에 창투사와 모 중견기업이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오자 기존 회사에 사표를 내고 지난 1월 자본금 30억원 규모의 회사를 별도로 설립했다.
이처럼 벤처기업에서 또다른 신생 벤처기업으로 옮겨가거나 새로운 벤처기업을 창업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자 기존 벤처기업들은 스톡옵션·창업지원 등의 자구책을 마련, 직원들에게 제안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코스닥에 등록한 E사는 직원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사주를 아예 배정하지 않았다. 그 대신 현재 20만원을 호가하는 주식 5000주 가량을 각 직원들이 내년말 주당 7800원에 매입할 수 있는 스톡옵션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올 상반기중 코스닥에 등록할 예정인 한 컴퓨터통신통합(CTI)업체의 사장은 『벤처기업 핵심인력이 독립해 자력으로 성공하겠다는 욕심은 거스를 수 없는 당연한 추세』라며 『인력이탈을 방지하고 기술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우리사주, 스톡옵션제도와 함께 코스닥 등록 이후 개발팀이 분사할 수 있도록 창업자금을 지원하기로 이미 엔지니어들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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