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유니텔을 올해 안에 인터넷 PC통신 업계 1위에 올려놓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사람들의 뇌리에 박혀 있는 PC통신 유니텔이라는 이미지를 지우고 앞으로는 PC통신 유니텔의 범주를 넘어서서 인터넷 종합서비스 기업으로 이미지를 정착시키겠습니다.』
지난해 11월 삼성SDS의 이사직을 그만두고 한국소프트창업자문의 사장을 맡은 지 넉달 만에 같은 그룹 계열사인 유니텔의 대표이사로 복귀, 업계를 떠들썩하게 한 강세호 대표이사의 취임일성이다.
강 대표는 특히 상무, 전무를 건너뛰어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하는 선례를 남긴 주인공이 됐다.
『제 자신도 그 사실에 대해서는 파격적이라고 생각합니다』고 대답하는 강 대표는 일견 이웃집 아저씨 같은 인상을 주는 듯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굵은 선이 흐르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삼성SDS 재직 시절에는 한번 목표를 정하면 강력한 추진력으로 일을 수행했다고 해서 「리틀 남궁」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문화의 대명사로 알려진 삼성그룹도 요즘 급변하는 인터넷 물결을 타고 넘기 위해 창의적이고 독창적 리더십을 가진 인재를 인정하고 과감하게 발탁한다는 것을 보여준 대목이다. 어떤식으로든 삼성그룹의 모습에도 변화가 보이기 시작한 셈이다.
급변하는 인터넷 사회에서 삼성그룹이 택한 강세호 카드는 삼성이 원하는 젊음과 경륜, 전문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복합제로 작용했다.
강 대표는 삼성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고 한국소프트창업자문에서 소프트웨어(SW) 산업은 물론이거니와 인터넷 비즈니스의 방향에 대해서 계속해서 연구해온 터다. 특히 인터넷비즈니스는 사실 2, 3년 전 삼성SDS의 컨설팅부장 시절부터 준비하고 있었다. 당시에도 앞으로 다가올 대세는 인터넷과 정보시대가 될 것이라고 보고 인터넷 비즈니스나 인터넷네트워킹 분야에 줄기차게 매진해왔다.
『그동안의 단순한 중간관리자 입장과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목표달성이 급선무였던 중간관리자 시절에는 부분적 최적화(로컬옵티마이제이션)를 위해 노력했지만 최고관리자가되면서 달라져야 할 것은 전체의 체적화(글로벌옵티마이제이션)를 위해 노력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사업목표뿐만 아니라 대외적인 네트워킹 브랜드 이미지 관리와 회사의 지지도를 높이는 종합적인 것에 신경써야 할 때입니다.』
강 대표는 요즘 인터넷 업계에서 흔히 이야기되는 「CEO의 이미지가 기업가치를 높여준다」는 말을 믿고 있다. 인간 강세호로서의 관점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유니텔 전체의 이미지를 높이는 CEO가 될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인터넷 PC통신 시장에서의 1위 탈환이 올해의 당면 목표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CEO로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사실 목표는 누가 정해주거나 한 것이 아니라 제 나름대로 정했습니다. 유니텔은 기존의 인터넷 PC통신 외에 인터넷 인프라, 콘텐츠, 전자상거래, 인터넷 솔루션 등 인터넷 비즈니스를 성공의 길로 이끌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포털사이트 개념의 인터넷 비즈니스나 인터넷PC통신 유니텔의 인터넷 비즈니스가 아닌 인터넷 종합 서비스기업으로 이미지를 구축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인터넷 PC통신 업체들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커뮤니티 형성뿐만 아니라 인터넷 비즈니스도 확실한 수익모델을 갖고 돈을 벌면서 기업가치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강 대표는 지난 3일 취임사에서 『종업원과 주주, 고객을 위해 유니텔의 주식가치를 높여 직원을 「밀리언에어(백만장자)」가 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강 대표는 『최근 대기업에 종사하거나 공직에 있었던 사람들이 벤처기업으로 자리를 옮겨 단기간에 부를 축적하려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대기업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커다란 자괴감에 빠져 있다』고 지적하고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도 부에 대한 꿈을 주고 그것을 실현시켜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유니텔을 위해 열심히 뛰면 회사의 가치도 상승하겠지만 그에 따른 종업원의 부도 함께 창출하게 해주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또 유니텔을 벤처정신으로 운영하면서 「끼」 있는 사람에게는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기로 하고 조직체계도 기존 명령하달 체제인 수직적 조직체계에서 벗어나 수평적 조직구조 형태로 만들어 더불어 함께 사는 유니텔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함께 일하는 직원을 주종관계가 아닌 파트너 관계로 생각하고 그렇게 대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때 목사의 길을 고려한 적도 있다는 강 대표는 비록 「신학의 전도사」의 꿈은 접었지만 앞으로 「인터넷 정보화의 전도사」가 돼 국내의 정보화 확산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약력>
△55년 서울 출생 △73년 국립철도고등학교 전기과 졸업 △77년 연세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77∼79년 7월 전매청 시설국 계획과 시솔계획과장(전기사무관) △79∼82년 5월 과학기술처 국립종합과학관 연구부(전기사무관) △84년 연세대학교 대학원 전기공학과 졸업(공학석사) △92년 일리노이대학교 대학원 생명공학 졸업(공학박사) △92∼93년 8월 시카고 케이스대학 조교수 겸 학생과장 △93∼99년 9월 삼성SDS 컨설팅사업부장 (이사) △98∼98년 12월 광운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강사 △99∼2000년 2월 한국소프트창업자문(주) 사장 △현재 유니텔주식회사 대표이사 부사장
<포상>
△98년 6월 제11회 정보문화의 달 산업포장 수상 정보통신부 산업포장
<주요저서>
△전략적 통합정보시스템 구축계획수립 방법론 △새로운 천년을 위한 정보화 패러다임의 변화 △사이버세계로의 초대-300문 300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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