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소프트뱅크코리아 이홍선 사장

『나래이동통신을 떠나 앞으로는 소프트뱅크코리아 일에 전념할 계획입니다.』

소프트뱅크코리아(SBK)와 나래이동통신 대표를 겸임해온 이홍선 사장(39)은 최근 집무실을 아예 SBK로 옮기고 인터넷 벤처투자사업에 대한 의욕과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다.

SBK는 일명 손정의 펀드라고 불린다. 손정의라는 이름이 가지는 영향력과 상징성은 대단하다. 이 사장이 나래이통에서 손을 떼고 SBK에 전념하겠다는 것은 또다른 의미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뀌었습니다. 나스닥이 미국 증권거래소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혁명이나 다름없습니다. 이제는 기업에 대한 평가가 매출이나 수익같은 현재가치가 아닌 미래가치, 즉 비전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을 확실히 일깨워주고 있는 것입니다.』

손정의 펀드를 운영하는 그에게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을텐데도 그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쳐 흐른다.

『SBK는 혁명의 선두에 설 작정입니다. 아직도 국내에서는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습니다. 모르는 것이 아니라 인정할 용기가 없는 것이지요. 발상의 전환이 무엇보다도 절실한 때입니다.』

SBK의 최우선 목표는 돈을 벌기 위한 것이지만 어쩔 수 없이 패러다임의 변화를 소리높여 외치고 깨우치는 선지자로서의 역할을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국내 산업계의 지도자들이 과감히 인터넷비즈니스를 받아들여야합니다. 현실적으로 어떠한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인터넷에 적응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엄연한 사실을 직시해야만 합니다.』

이제 미래가치나 비전이 없는 업체는 인력의 엑소더스를 피할 수 없게 됐으며 오너나 최고경영자들이 직원들을 동반자로 여기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의 경영패러다임은 끊임없이 새롭고 유용한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해내고 이를 통해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직접 조달해내는 것입니다. 매출과 순익이 중요했던 종래의 패러다임은 발전을 담보로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SBK는 국내 모든 기업들이 인터넷비즈니스에 적응할 수 있는 종합 컨설팅회사가 되겠다는 게 목표다.

『국내 인터넷비즈니스 환경은 사실 열악합니다. 인식도 여물지 못했고 전문가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SBK는 이들을 동반자로 삼아 필요한 자금을 투자하고 인터넷비즈니스에 필요한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모든 것을 도와줄 작정입니다.』

인터넷비즈니스의 속성은 모든 것이 열려있는 동반자적 관계며 따라서 투자형태도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을 고려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SBK는 벤처캐피털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인터넷 벤처투자회사입니다. 이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단기냐 장기냐이지요. 단기간에 투자차익을 챙기면 되는 캐피털과 달리 투자자금을 장기간 잠가 두려면 투자대상과 철저히 동반자가 돼야합니다.』

SBK사업은 그야말로 윈윈게임이라는 게 이 사장의 지론이다.

『아직 국내에는 각 요소요소마다 인터넷 비즈니스모델이 자리를 제대로 잡지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SBK는 요소요소마다 비전을 지니고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추구하는 벤처들을 찾아내고 이들을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아주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안목과 식견입니다.』

이 사장은 SBK가 이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자신한다.

인터넷 벤처투자는 결코 명분이나 이상으로 성공을 거두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미래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줄 아는 전문가들의 역량에 달려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우리의 우선 투자대상은 각 분야별 우수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업체와 해당 요소기술을 지닌 기술력 있는 벤처들입니다. 또한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오프라인 기업에 대한 투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물류와 상품 등 우수한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는 기존 오프라인업체들이 인터넷비즈니스에 본격 적응하게 될 경우 그들의 경쟁력은 무한하다는 게 이 사장의 생각이다.

『안타까운 것은 오프라인 기업들이 귀중한 자산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들의 잠재력을 실현시켜내는 것도 우리가 해야할 과제이자 목표입니다.』

이 사장은 오프라인업체들이 기존의 유통망과의 마찰 등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하루빨리 인터넷비즈니스에 뛰어드는 것이 현명하다고 지적했다.

『아직까지 인터넷비즈니스가 오프라인 유통망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합니다. 때문에 새로운 시장이나 가능성을 개척해내는, 미래를 위한 보험으로 생각하고 동참해야 합니다.』

이 사장은 SBK의 존재와 활동이 국내 경제와 산업계를 21세기 인터넷비즈니스 패러다임으로 진입시키는 촉매역할을 하게 되기를 바란다며 활짝 웃었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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