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에 큰 몫을 해온 주력수출품목인 반도체의 무역수지 흑자폭이 갈수록 줄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에도 상당한 영향을 가져다줄 전망이다. 한마디로 「메모리분야 수출」 「비메모리분야 수입」 형태가 고착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8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99년도 반도체 수출입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전년대비 19.2% 증가한 202억7200만달러, 수입은 31.7% 늘어난 161억3000만달러로 41억4200만달러의 무역흑자에 그쳤다.
이는 지난 98년 반도체부문의 무역수지 흑자규모 47억6400만달러에 비해 14.1%나 줄어든 것이다.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지난 95년 221억1500만달러를 정점으로 3년 동안 감소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수입은 98년 잠시 주춤했다가 지난해 31.7% 늘어나는 등 수입증가폭이 수출증가폭을 앞지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우리 반도체 무역구조가 세계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은 메모리 위주의 산업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라며 『갈수록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비메모리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 없이는 세계 경기흐름에 늘 쫓아가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반도체 총수출의 49%인 98억4700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56.9% 늘어난 반면 수입은 162.8% 늘어난 8억8300만달러를 기록, 메모리 전체규모로는 89억6400만달러의 흑자를 보였다. 이는 98년에 비해 30억2500만달러가 늘어난 것이다.
웨이퍼 상태의 반도체를 수입해 완제품 상태로 수출하는 조립용 반도체수출 역시 지난해 수출 82억3800만달러, 수입 64억1400만달러로 전년보다 3억600만달러 늘어난 총 18억2400만달러의 흑자를 보였다.
그러나 비메모리 수출은 지난해 12억2600만달러에 그친 반면 수입은 64억65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33억9100만달러나 늘어난 총 52억39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통신기기·PC·가전·자동차·산업기계 등 고부가가치산업에 사용되는 비메모리 반도체 수입이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취약한 국내 반도체산업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로직반도체 수입은 47억달러로 휴대폰 등 정보통신부문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년대비 48%나 증가했으며 PC용 CPU의 경우 24.0%, 아날로그 등 특수용의 경우 무려 287.0%나 늘어났다.
또 트랜지스터·다이오드 등 개별소자 수입물량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10억88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미국·일본과의 교역에서는 적자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EU 및 아시아지역에서도 점차 흑자폭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대미수출은 56억3400만달러, 수입은 70억2800만달러로 98년에 비해 무려 10억3700만달러가 늘어난 13억9400만달러의 적자를 보였다. 이는 웨이퍼 상태의 수입이 43억달러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또 대일무역수지 역시 지난해 수출 18억7700만달러, 수입 35억4700만달러로 98년 대비 7억5800만달러 늘어난 16억7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수출의 경우 메모리가 13억달러로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반면 수입은 개별소자(9억달러), 조립용 웨이퍼(4억달러), 메모리(2억달러), 로직반도체(5억달러) 등 대부분의 반도체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EU지역은 영국(12억달러 3.4%), 아일랜드(2억달러 23.7%) 등의 수출이 늘어난 반면 독일(9억달러 4.7%) 등 기존 수출시장의 수출신장세는 줄고 있으며 아시아지역은 비메모리 반도체의 수출(총 40억달러)이 늘어나면서 싱가포르(22억달러 38%), 대만(13억달러 38%), 홍콩(14억달러 43%)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수출증가를 보였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삼성전자 반도체, 연말 성과급 '연봉 12~16%' 책정
-
2
한덕수 대행도 탄핵… 與 '권한쟁의심판·가처분' 野 “정부·여당 무책임”
-
3
“12분만에 완충” DGIST, 1000번 이상 활용 가능한 차세대 리튬-황전지 개발
-
4
정보보호기업 10곳 중 3곳, 인재 확보 어렵다…인력 부족 토로
-
5
日 '암호화폐 보유 불가능' 공식화…韓 '정책 검토' 목소리
-
6
프랑스 기관사, 달리는 기차서 투신… 탑승객 400명 '크리스마스의 악몽'
-
7
“코로나19, 자연발생 아냐...실험실서 유출”
-
8
美 우주비행사 2명 “이러다 우주 미아될라” [숏폼]
-
9
단통법, 10년만에 폐지…내년 6월부터 시행
-
10
권성동, 우원식에 “인민재판” 항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 성립으로 단정”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