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양산 경쟁으로 PDP시장 조기 형성 전망

한국과 일본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양산 준비에 들어가면서 PDP 시장을 둘러싼 한·일간 패권 다툼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PDP는 두께가 기존 브라운관에 비해 얇고 고화질의 초대형 화면과 고음질을 제공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이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권이 달라져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사활을 걸다시피 PDP 양산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왜 서두르나=한국과 일본의 PDP업체들은 예상과 달리 시장이 조기에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인식을 갖게 된 계기는 지난해 가을 미국 컴덱스. 이 전시회에 참가한 상당수 정보기술업체들이 PDP를 홍보 차원으로 이용했으며 관람객들의 반응도 호의적이었다.

PDP업체들은 상업용 제품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게 됐고 지난달 열린 독일 세빗전시회에 앞다퉈 출품했으며 컴덱스때보다도 더 뜨거워진 반응에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됐다.

여기에다 국내 업체들은 가정용 제품의 가능성까지 확인하고 있다.

건설업체들의 사이버아파트 모델하우스에 전시된 PDP TV는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으며 이를 본 국내 PDP업체들은 PDP의 저변이 상업용에 이어 가정용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확신하기 시작했다.

LG전자의 경우 최근 LG·현대 등 대형 건설사와 5000대 규모의 PDP TV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PDP TV에 대한 관심 증대는 PDP업체들로 하여금 더 이상 양산을 늦추면 곤란하다고 판단하게끔 만들고 있다.

◇치열해질 시장선점경쟁=양산경쟁에서는 선행 투자한 일본 업체들이 유리한 편이다. 양산규모도 우리 업체를 앞서며 그 시점도 3개월 남짓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 업체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비록 양산시점이 늦으나 브라운관 제품들이 3∼4년 격차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이 정도의 격차는 거의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국내 PDP 시장은 일본 시장에 비해 수요가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가정용 PDP 시장은 일본보다 주거공간이 넓고 신제품에 대한 반응속도가 빠른 국내에서 조기에 활성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상업용 제품 시장도 우리는 인천 신공항, 노래방 등의 특수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3사가 양산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국내 시장에서 이러한 수요 폭발의 가능성을 예감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해외 전시회에서 일본 제품과 비교해 품질 수준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아 해외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산을 조금 늦게 하더라도 시장만큼은 선점할 수 있다.」 국내 업체들의 자신감은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문제는 수율=한국과 일본 PDP업체의 한결같은 고민거리는 낮은 수율이다. PDP업체들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나 수율이 50%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낮은 생산성을 벌충하기 위해 PDP업체들은 고가격에 판매했고 이는 곧 수요 활성화를 지연시켰다.

따라서 PDP업체들은 수율을 높이기 위해 소재부품업체들과 공동으로 끊임없이 원가절감을 추진해왔다. 국내 PDP업체 관계자들은 『흡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나 하반기에 가면 양산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수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업체들은 일본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율이 떨어진다고 한다. 그렇다고 현격한 차이는 아니고 미세한 차이로 뒤지는 정도다.

수율은 곧 가격경쟁력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가격조절능력은 초기 시장경쟁의 최대 변수다. 최소한 일본 업체 수준의 안정적인 수율확보는 일본 업체와의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앞둔 국내 업체들이 맞닥뜨린 과제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