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반도체장비주 『거품 논란』

「반도체 관련주는 모두 수혜대상인가.」

반도체 현물가격 급등으로 반도체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종목이 기대 이상으로 급상승, 이에 대해 거품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지적은 우선 종목의 가치평가 척도로 사용되는 주당순이익(EPS)과 주가수익률(PER)을 살펴보면 설득력이 있다. 다산씨앤드아이 경우 올해 추정 EPS와 PER는 각각 267과 65.6, 아토는 431, 38.8로 고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이들 종목은 상승 행진을 지속했다. 이 같은 현상은 동진세미켐, 코삼 등 동종 주가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표참조

한양증권 정진관 연구원은 『물량이 적은 소규모 종목의 상승은 재료보다는 수급에 의한 측면도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이들 종목은 기업가치나 수익성 측면에서 과대평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장비업체

반도체 장비 업종은 반도체 경기에 비해 6개월 정도 뒤늦게 반응이 나타난다. 반도체 장비 주가는 신규설비투자 기대감이 반영돼 신규설비 수주보다 앞서 등락한다. 그러나 지난 6일부터 급등한 반도체장비 종목은 거의 대부분이 반도체D램 주가와 같은 패턴을 보이고 있다. 증시관계자들은 『성급한 투자자의 기대가 코스닥 일부종목에 몰려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반도체 열풍이 조금 가라앉으면 조정을 받을 것』이라며 『내재가치와 관계없는 급등락은 결국 반도체 장비산업에 손실을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재료업체

반도체용 감광제, 화학증착약품, 회로형성용 현상액 등을 제조하는 재료업체 주가는 반도체 장비업체보다 반도체 시세 영향을 덜받는다. 최근 반도체 재료종목의 급등은 산업특성을 간파하지 못한 투자패턴에서 기인했다는 게 증시전문가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오히려 반도체 경기가 불황일 때 일정한 매출을 유지할 수 있어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LG증권 구희진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율이 15%에 불과해 국산화율 확대만으로도 장비업체의 매출은 오를 것이며, 이는 재료업체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하고 『하반기에는 반도체 관련업체들이 진정한 수혜군으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최근 급등세를 좇아가다보면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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