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코리아에는 투자하지 않겠다. 우리는 뉴코리아를 선호한다.」
외국인 투자가 한창이던 지난해초 외국투자가들의 눈길은 온통 한국의 뉴비즈니스에 쏠려 있었다. 벤처기업이 모여 있는 코스닥시장이 불붙기 시작했고 벤처 창업이 우후죽순격으로 일어났다. 새 밀레니엄을 바라보는 한국의 대변신이었다.
뉴코리아의 선봉은 인터넷이다. 한국인의 국민성에 가장 잘맞는 비즈니스로 인터넷은 자리잡아나갔다. 이미 인터넷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섰고 인터넷기술 또한 종주국인 미국에 버금갈 정도로 발전했다.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미국을 앞서고 있다. 특히 전자상거래가 인터넷 비즈니스의 전면에 나섬에 따라 발빠르게 대응한 국내 인터넷 솔루션 업체들의 약진은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에서 시작돼 해외로 수출되는 예가 하나 둘 생기면서 인터넷 솔루션의 발전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토종 인터넷 솔루션업체들의 세계시장 장악이 점차 가시화하는 것이다. 이처럼 인터넷 솔루션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나선 것은 그동안 외산제품에 맞서 내수시장을 지키는 데 주력해오면서 나름대로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이 크게 향상돼 해외시장에 진출해도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네트·죠이세븐·플러스기술·쓰리알소프트·휴처인터넷 등 인터넷 솔루션 업체들은 내수중심 영업에서 탈피해 미국·일본·중국·캐나다 등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바기반의 머천트 솔루션인 「e커머스21 3.0」 신제품을 선보인 이네트는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내수 위주의 영업에서 탈피해 수출로 승부한다는 사업전략 아래 최근 해외사업부를 확대 개편하고 판로확보 차원에서 미국과 일본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메일서버 솔루션 업체인 쓰리알소프트도 자사 제품인 메일스튜디오2000이 미국 소프트웨어(SW) 평가사이트에서 연이어 호평을 받은 데 힘입어 미국 실리콘밸리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래드햇, 터보리눅스, AV리눅스 등 리눅스 업체들과 활발한 수출상담을 전개하고 있다. 인터넷 다국적 문자·서체지원 SW의 해외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죠이세븐은 미국 본토 공략 거점으로 캐나다를 선정하고 최근 캐나다 서부지역인 밴쿠버에 지사를 설립한 데 이어 동부지역인 토론토에도 추가로 지사를 설립한다. 기업용 네트워크 관리 SW와 개인용 음란물 차단 SW의 해외수출을 위해 연초부터 중국어·영어·일어 버전을 동시에 개발해온 플러스기술도 잠재수요가 큰 중국시장을 우선 공략한다는 계획 아래 최근 톈진지역의 레오공사, 베이징지역의 친나오공사와 수출계약과 함께 총판계약을 맺는 등 판로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인터넷 솔루션의 대표적인 분야는 전자상거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머천트, 정보보호 외에 검색엔진, XML, 메일서버, 홈페이지 제작SW 등이다. 세계적으로 시장을 주도하는 제품이 없는 이들 분야에서 국내 업체의 제품개발 움직임은 매우 활발하다.
검색엔진은 인터넷 정보를 쉽고도 빨리 찾아주는 SW로 인터넷비즈니스 솔루션의 기본 기술이다. 라스21·나모인터랙티브·한국정보공학·소프트와이즈·바람소프트·언어공학연구소·다존기술 등은 저마다 독창적인 기술로 개발한 검색엔진을 선보여 인터넷 사용자는 물론 인터넷비즈니스를 도입하는 국내 기업시장을 선점했으며 이제 해외로 뻗어나갈 태세다. 특히 차세대 검색엔진인 멀티미디어 검색엔진 분야의 경우 이들 전문업체는 물론 삼성종합기술원, 한국통신 등 대기업까지 개발 경쟁에 가세해 세계시장 선점의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비즈니스의 핵심기술인 XML 분야에서도 국내 SW업체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휴처인터넷·K4M·NC소프트·케이오테크·테크노2000·한국정보공학·언어기술·휴먼컴·상지소프트·유진데이타 등은 XML편집기를 비롯해 저장기, 변환기 등 다양한 XML기반 SW를 경쟁적으로 개발중이다. 이 분야는 외국업체들도 이제 막 개발을 시작한 상태여서 국산 제품의 잠재력은 매우 크다.
멀티미디어메일을 비롯한 메일시스템 분야에서는 3R소프트, 거원시스템, 인코모, 휴처인터넷 등이, 홈페이지 제작SW 분야에서는 나모인터랙티브, 인포웨어 등이 저마다 독창적인 기술로 외국업체와 치열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국내 SW업체는 외국 업체에 앞서 제품을 개발해 일단 국내시장에서 기선을 제압했다고 보고 세계시장 공략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정보보호산업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우선 드러나는 현상으로 보안솔루션 분야를 중심으로 놀라운 매출신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침입차단시스템(방화벽)의 경우 국내 업체들이 가장 먼저 진출해 기술력을 축적해온 분야로 최근 들어 국내외 보안시장을 주도하는 제품이 됐다.
한국정보보호센터의 방화벽 평가등급을 획득한 몇몇 제품들이 국내 방화벽 시장을 휩쓸고 있는 것은 물론 해외 진출도 멀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미 어울림정보기술 등 몇몇 업체들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진출에 나섰다.
정보보호 기반기술을 근간으로 응용분야 폭을 넓히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가상사설망(VPN)을 구현하는 하드웨어(HW) 보안장비와 컨설팅, 전자상거래(EC) 지불서비스 분야 등이다. 정보보호 응용분야인 EC 지불서비스의 경우 전문업체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이니시스는 인터넷쇼핑몰 등의 안전한 지불결제를 대행하는 서비스 시장을 창출해냈고, EC가 초기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전문업체로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모회사인 이니텍의 암호, 인증 등 보안기반 기술이 바탕이 됐다. 또 소액전자화폐로 일약 벤처강군에 들어선 이코인 역시 지불솔루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강자다.
보안장비와 컨설팅 분야는 휴처시스템이 암호·칩 설계기술을 활용, 국내 처음으로 HW형 VPN 장비를 개발해 통신사업자·공공기관·금융권 등의 VPN 시장을 거의 독식하고 있는 상태다. 또 현재의 VPN 장비에 공개키 기반구조(PKI) 환경을 지원하는 신제품을 개발중이며 주문형반도체(ASIC) 기술을 활용한 고성능 암호칩도 2001년까지는 개발하기로 했다. 인젠과 시큐어소프트는 정보보호 컨설팅이라는 신개념을 국내 처음 소개했다. 정보보호 컨설팅은 세계적으로도 아직 생소한 분야로, 특히 정보기술(IT) 컨설팅이 제값을 못받는 국내 상황에서는 더욱 고무적인 일로 여겨진다.
국내 인터넷 솔루션의 최전면에 선 것은 역시 쇼핑몰서비스의 핵심인 머천트 솔루션 업체들이다. 이네트·싸이버텍홀딩스·파이언소프트 등 국내 머천트 서버 업체들은 인터넷쇼핑몰 구축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그동안 주력해왔던 중소 쇼핑몰뿐만 아니라 대형 사이트도 잇따라 수주,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외국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네트의 「커머스21」은 쟁쟁한 외국 업체들을 제치고 우체국 EC사업, 롯데백화점, 골드뱅크커뮤니케이션 등 굵직한 쇼핑몰에 잇따라 채택되는 경사를 맞았다. 파이언소프트는 소호 및 중소형 사이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업체. 이 회사의 머천트 서버인 「원스톱 사이트빌더」는 상반기에만 140여개 사이트를 구축할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이외에 다우기술은 소프트웨어진흥원·계명대·서울시청 등의 인터넷쇼핑몰을 새로 수주했으며 인터웹·싸이버텍홀딩스·서버테크 등도 중소형 쇼핑몰 시장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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