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그동안 논란이 됐던 PC방의 주식거래(홈트레이딩)를 합법화함에 따라 PC방이 사이버 주식 거래의 거점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
금감위는 22일 PC방의 홈트레이딩을 조건부로 허가해주는 내용의 「PC방 등과의 제휴 계약에 관한 지침」을 발표했다. 금감위는 이 지침에서 PC방이 안전하고 건전한 거래 장소가 될 수 있도록 준수사항을 정하고 증권회사들이 PC방과 업무 제휴를 할 때 이 사항의 준수 사실을 신고토록 하고 있다.
금감위 지침=금감위는 홈트레이딩의 안정성을 위해 PC방에 △해킹방지를 위한 보안장치 △고객 입력 내용의 노출 방지를 위한 시선차단 칸막이 △전산 장애에 대비한 통신 환경 등을 갖추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며 증권회사에 이같은 환경이 제대로 유지되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토록 규정했다. 또 PC방 내에서의 불법적인 투자 상담을 행하는 대고객 접근을 금지하고 증권회사가 PC방에 일체의 수수료를 배분치 못하도록 했다.
금감위는 이미 PC방 운영업자와 제휴를 체결한 증권사의 경우 5월 31일까지 준수사항의 조건을 충족토록 유예기간을 두었다.
PC방 업계의 반응=PC방 업계는 금감위의 이번 조치가 홈트레이딩을 양성화한 조치라는 점에서 크게 반기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게임 위주의 PC사업이 한계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PC방이 홈트레이딩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PC방을 이용한 사이버 주식 거래가 새로운 수입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인터넷멀티문화협회의 박원서 회장은 『PC방에서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증권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증권투자가 중에서 PC방을 찾는 고객이 늘어날 것』이라며 『현재 150만명에 달하는 홈트레이딩 인구를 대상으로 PC방 업체들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함으로써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PC방 업계는 금감위의 세부 지침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도 금감위가 △PC방 내에서 불법적인 투자 상담 등 대고객 접근을 금하고 △증권회사가 PC방 운영업자에게 고객의 약정 증권사들이 약정 또는 위탁 수수료에 연동해 일체의 수수료를 배분하지 못하도록 한 데 대해서는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금감위 조치대로라면 PC방은 회선과 PC를 빌려주는 것 이외의 부가 서비스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 1000원 정도인 사용료 이외의 수입을 올릴 수 없다는 주장이다.
PC방 업주들의 단체인 한국인터넷플라자협회의 박대동 회장도 『금감위의 지침에 따르면 PC방들이 홈트레이딩을 하려면 보안설비 등을 갖추기 위해 추가 투자가 불가피한 데도 불구하고 기존의 사용료 이외에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원천봉쇄하고 있다』며 『협회 차원에서 금감위를 항의 방문해 개선방안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향후 전망=금감위의 조치로 PC방의 수익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수수료 분배 등이 불가능해졌지만 홈트레이딩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때문에 홈트레이딩 서비스를 제공하는 PC방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게임 위주의 PC방 사용료가 시간당 1000원인 점을 감안할 때 PC방 업주들은 홈트레이딩만을 전문으로 하는 증권방으로 고급·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증권사와 계약을 통해 보안시설을 갖추는 한편 내부공간 배치나 인테리어 등을 주식 거래에 알맞게 꾸민 증권방이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또한 이를 통한 증권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멀티문화협회의 박원서 회장은 『이미 서울·대구를 비롯한 광역시는 물론 지방 소도시에도 증권방이 생겨나고 있다』며 『일정 지역의 PC방을 선정해 네트워크화 사이버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협회 차원에서 증권방과 홈트레이딩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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