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도인 도쿄에서 북쪽으로 100㎞ 정도 차를 타고 달리면 「다테바야시」라는 소도시가 나온다. 이곳에 가면 일본 특유의 아담한 옛집들이 그림같이 펼쳐진다. 시내 주택가를 조금 벗어나면 3∼5층짜리 현대식 건물이 드문드문 나타난다. 그 중에서 정원이 깔끔한 흰색 5층짜리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후지쯔의 다테바야시 컴퓨터시스템센터다. 정문입구에 서 있는 파라볼라 위성통신 기기. 회사 곳곳에 설치된 보안장치. 카드키 없이는 어느 사무실도 출입이 불가능한 출입통제시스템. 한눈에 「정보의 보고」임을 알 수 있다.
이곳은 원래 전산기기 공장이었다. 그러나 90년대 중반 들어 후지쯔 최고경영층은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아웃소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센터 설립장소를 물색하다가 지진피해가 적을 이곳을 아웃소싱센터 설립 적격지로 선정했다.
그래서 후지쯔는 이곳에 있던 생산라인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각종 전산기기를 설치해 94년부터 아웃소싱 업무를 시작, 오늘에 이르고 있다.
후지쯔는 일본에서 아웃소싱 성공기업으로 꼽힌다. 처음에는 기존의 거대조직을 슬림화하고 효율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 후지쯔의 모든 전산업무를 한곳에 모으는 것에서부터 시작했으나 이제는 일본 주요 업체들의 전산시스템을 위탁받아 완벽하게 운영해주거나 업무를 처리해주는 아웃소싱 전문업체로 그 명성을 높여가고 있다.
다테바야시 컴퓨터시스템센터는 바로 후지쯔의 아웃소싱을 성공으로 이끄는 본산이라고 할 수 있다. 건물 외형을 보면 5층 빌딩으로 여느 기업의 공장과 크게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이곳에서 처리하는 정보는 실로 엄청나다. 후지쯔는 현재 이곳에서 본사 업무를 포함해 66개 회사의 각종 업무를 위탁 처리하고 있다. 고객의 비밀보장이라는 점에서 이름을 밝히지 않지만 일본에서 내로라 하는 금융기관과 유통·제조회사들이 각종 업무를 아웃소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객업체의 40% 정도가 자신들의 정보를 다른 곳에 맡기기를 꺼려하는 금융기관이라고 한다. 그만큼 후지쯔의 아웃소싱을 신뢰한다는 것이라는 점에서 실로 놀랄 만한 일이다.
수요자측면에서 보면 아웃소싱이란 경쟁력이 없는 사업부문을 외부업체에 위탁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의 전산·관리·인사·디자인·생산업무 등을 제3자에게 맡겨 자사 제품과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 가운데 하나다. 발주업체로서는 경쟁력 없는 사업부문을 아웃소싱업체에 줄 경우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면서 핵심부문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도 그동안 많은 업체들이 각종 업무를 자사의 인력으로 모두 처리해왔다. 물론 외부 전문가를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음을 몰랐던 것은 아니다. 이처럼 많은 업체들이 아웃소싱의 장점을 알면서도 이를 실천에 옮기기를 꺼려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정보보안」 문제 때문이다. 자사의 중요한 정보가 제3자에게 유출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전산시스템의 아웃소싱을 주저해왔다.
후지쯔는 바로 이러한 고객들의 우려를 고려해 다테바야시 컴퓨터시스템센터를 운영하면서 경영의 최대목표를 철저한 정보보안 관리에 두고 있다. 고객들이 위탁한 각종 정보시스템과 네트워크 장비들을 1년 내내 24시간 자동으로 모니터하면서 시스템 고장에 신속하게 대처할 뿐만 아니라 고객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출입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 센터 방문자들의 신원파악은 물론 고객들의 전산시스템이 가동되는 곳에 출입하는 사람들도 3중으로 된 출입시스템에서 카드키와 지문인식 등으로 정확하게 파악하고 정보접근을 허용한다. 이외에도 센터직원들에게 고유의 일련번호를 부여, 개인들이 어떤 정보를 검색하고 관리하는지 전산시스템으로 자세하게 파악할 뿐만 아니라 100여개의 감시카메라로 출입이 통제된 외부인의 전산센터 출입을 철저하게 막고 있다.
후지쯔는 또 고객들의 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각종 설비를 어떠한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 32개의 강철 지주를 설치해 강력한 진동에도 빌딩의 흔들림을 최소화했으며 동력선 등 전산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각종 설비를 하나의 관(Conduit)에 넣어 지진에 선이 끊어지지 않도록 했다. 정전으로 시스템이 다운될 경우 5분 정도 프로그램을 운영해줄 무정전전원장치(UPS)를 설치해 고객들의 데이터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후지쯔의 컴퓨터시스템센터의 정보보안과 관리는 말 그대로 완벽하다.
이곳의 히라타 센터장은 『다테바야시 컴퓨터시스템센터는 1년에 두세번 정도 피치 못할 사정으로 정전, 시스템이 다운되기는 하지만 안전대책이 완벽해 한번도 고객들의 중요한 정보를 잘못 처리한 경우가 없었다』고 말했다.
일본 후지쯔는 이처럼 아웃소싱 사업못지 않게 인터넷분야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일반적으로 후지쯔 하면 1935년에 설립된 컴퓨터 하드웨어 판매업체 정도로 알고 있다. 인터넷과 관련해서는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뒤늦게 참여한 후발업체로 생각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후지쯔의 인터넷사업은 다른 어느 기업보다 그 역사가 길다. 그 시작은 지난 86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대부분의 컴퓨터업체들이 하드웨어 판매에 주력하던 지난 86년 PC통신서비스인 니프티(NIFTY)서비스를 처음으로 시작하면서 인터넷서비스의 기초를 마련했다.
그후 인터넷의 등장과 이용이 활성화하면서 지난 95년 인포웹 인터넷서비스 프로바이더 사업에 나서 인터넷사업의 기틀을 세웠다. 이어 지난해 인포웹서비스와 니프티서비스를 통합해 「@니프티」서비스를 실시하면서 본격적인 인터넷서비스 사업에 나섰다.
후지쯔의 인터넷서비스는 그동안 축적해온 PC통신과 웹서비스 기술에 힘입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룩했다. 그 모습은 회원 수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현재 후지쯔가 운영하는 @니프티에 가입한 회원이 지난해 11월말을 기준으로 350만명에 이른다. 이는 현재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전체 회원의 35.5%에 이르는 수준이다. 일본에서 그런대로 알아주는 BIGLOBE(12.5%)나 ODN(7.7%) 소넷(6.3%)에 비하면 후지쯔의 인터넷서비스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잘 알 수 있다. 실제 @니프티서비스는 일본내에서 최고의 인터넷서비스 프로바이더로 평가되고 있다. @니프티에 회원으로 연결돼 있는 홈페이지는 15만개나 되고 포럼도 800개에 이른다. 인터넷쇼핑몰과 콘텐츠도 각각 2400개와 1500개로 경쟁할 상대가 거의 없다.
후지쯔는 인터넷분야에서 국내 최고를 꿈꾸고 있다. 「인터넷에서 모든 일을(Everything on the Internet)」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인터넷 솔루션과 서비스제공자로서, 사용자 확보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1등 업체의 위상을 지켜나가는 것을 경영목표로 잡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후지쯔는 앞으로 5년 안에 회원 수를 1000만으로 늘리고 온라인 쇼핑, 온라인 뱅킹, 온라인 보험, 온라인 투자, 전자화폐, 온라인 교육 등 각 분야의 서비스를 다양화해 명실상부한 「1등 인터넷서비스 전문업체」로 명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네트워크서비스 그룹 후루카와 그룹장은 『후지쯔의 목표는 인터넷서비스 전문업체로업체로서 각종 솔루션을 개발해 일반인에게는 향후 도래할 가상도시(버추얼시티)에 문화적 충격없이 살 수 있도록 하고 기업들에는 새로운 사업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웃소싱과 인터넷사업에 대한 남다른 노력 덕택에 일본 후지쯔는 세계적인 컴퓨터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을 포함해 전세계 지사는 모두 511개에 이른다. 여기에 종사하는 종업원만도 18만8000여명이나 된다. 지난해 매출액은 5조2429억엔이다. 달러로 환산하면 433억달러다. 미국 포천지가 밝힌 세계 500대 기업에 의하면 매출액 순위면에서 52위에 랭크돼 있다. 컴퓨터산업 분야에서만 보면 IBM, 휴렛패커드에 이어 세계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컴팩이나 델,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앞서는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의 화두로 꼽히고 있는 인터넷과 아웃소싱 사업을 강화해 세계적인 컴퓨터업체로 위상을 높여간다는 것이 후지쯔의 비전이다.
<금기현기자 khku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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