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장 부분상장제 현실성 논란

제3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제3시장 운영규정」의 핵심이 될 부분상장제(주식부분지정제) 도입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증권업협회는 다음달 제3시장 출범과 함께 지정요건에 해당하는 주식에 한해 매매할 수 있도록 하는 주식부분지정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주식부분지정제란 어떤 기업의 주식 중에서 거래요건을 갖춘 주식만을 부분적으로 증권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이번 제3시장에서 처음 도입될 전망이다.

현재 「유가증권 장외거래에 관한 규정」에는 모집매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모에 대해서는 1년간 장외시장에서 매매할 수 없게 돼 있다. 더욱이 인터넷 공모를 통해 자본금을 조성했다고 하더라도 금융감독원에 등록하지 않은 경우에는 사모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제3시장 등록을 추진중인 기업 가운데 70∼80%가 최근 1년내 사모나 인터넷 공모로 증자를 실시했을 뿐 아니라 이 중에는 금감원에 등록돼 있지 않은 법인들이 많다. 20억원 미만으로 증자한 기업의 경우 금감원에 신고하지 않은 기업들이 많은데, 이 역시도 10억원 이상에 대해서는 금감원에 신고서를 제출토록 돼 있는 현행 규정에 따르면 주식거래 자체가 위법인 셈이다.

결국 사모로 주식을 발행한 기업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이들의 진입이 막혀 있다면 제3시장 개장에 맞춰 등록이 가능한 업체는 별로 없다는 얘기다. 증권업협회와 금감원이 주식부분지정제와 관련해 의견을 절충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증권당국과 달리 해당업체 관계자들은 주식부분지정제에 대해 현실성이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주식에 대해 사모와 공모의 구분 자체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발행 단계에서 회차발행 관리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사모와 공모를 구분할 수가 없다. 또 증권사에서도 주식매매시 지정받은 주식과 지정받지 않은 주식간에 판가름할 방법이 없다. 특히 주식을 장내에서 매입한 것이 아니라 입고에 의한 주식이라면 실질적으로 사후 검증할 길이 없어 문제의 소지가 많다는 것이다.

업계 한 재무담당자는 『인터넷 공모로 발행한 주식을 제외할 경우 제3시장에서 매매할 수 있는 규모는 1억∼2억원에 불과할 것』이라며 『이 금액으로 자금을 조달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관련 기업들의 현실을 반영해 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기업에서 발행한 주식을 모두 모아놓고 지정요건을 만족하는 주식을 가리는 방법 등 몇 가지 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하면서도 『이미 발행한 주식에 대해 사모와 공모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업계의 지적을 인정했다.

그러나 업계의 이의 제기에도 불구하고 증권업협회는 제3시장 규정에 주식부분지정제를 포함시키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어서 적절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높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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