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요 인터넷업체들 공모가 이하로 폭락

 밸류아메리카, CD나우 등 미국의 주요 인터넷 회사들의 주가가 올들어 일제히 공모가격 이하로 폭락하고 있다.

 「C넷」에 따르면 인터넷 백화점으로 유명한 밸류아메리카를 비롯해 CD나우, 패션몰, 스마터키즈, 피파드, 뮤직메이커, 오토바이텔, 1­800­플라워스 등 주가가 최근 공모가격 이하로 떨어진 회사 숫자만도 20여개를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밸류아메리카의 경우 지난해 4월 나스닥에서 1주당 23달러에 거래를 시작한 후 한때 주가가 50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최근 5달러까지 폭락하며 주가 하락률(공모가 대비 76%) 1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또 지난해 잇따라 나스닥에 선보인 패션몰, 뮤직메이커, 오토바이텔, 1­800­플라워스, 가든, i터프 등의 공모가격이 13∼23달러 선이었으나 최근 주가가 공모가격의 30∼50% 떨어졌다.

 인터넷 음반판매의 대명사로 통하는 CD나우와 미국 최고의 서점체인인 반즈앤드노블이 설립한 인터넷 회사인 반즈앤드노블닷컴, 농산물 판매 사이트로 유명한 웹반 등의 주가도 올해들어 예외 없이 공모가(15∼18달러) 이하로 떨어져 현재 12∼14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인터넷 완구를 판매하는 e토이즈 주가가 지난해 10월 84달러에서 올해들어 17달러까지 폭락하자 어린이 교육 제품을 판매하는 스마터키즈의 주가도 지난해 14달러에서 최근 5.9달러까지 동반 하락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미국 투자자들이 그동안 회사 이름에 「닷컴」만 들어있으면 무조건 투자하던 것에서 탈피, 최근 적자폭이 늘어나는 인터넷 회사에 대한 투자를 점차 외면하는 등 인터넷 투자를 재조명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투자자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터넷업체들이 당장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개의치 않았다. 특히 지난해 말 미국의 온라인 매출실적이 대폭 늘어난 것을 소비자들의 인터넷 구매욕구가 높은 것으로 해석하면서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는 연일 최고 기록을 이어갔었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는 올해들어 급변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격경쟁이 인터넷 기업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높아졌기 때문이다. 우선 소비자들이 값싼 상품에 몰리면서 할인판매가 성행, 인터넷 회사들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또 아마존과 같이 순수한 인터넷 회사들만 전자상거래 사업을 독점하던 시대도 지나갔다. 월마트나 시어스와 같이 자본이 풍부한 기존 소매·유통 업체들도 최근 전자상거래 사업부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

 인터넷 회사들이 지난해 마케팅 비용으로 수백만 달러씩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인터넷 사업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는 회사가 거의 없다는 점도 미국 투자 분석가들로 하여금 인터넷 회사 대신 다른 업종의 주식을 사도록 권유하게 만들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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