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설 시비 "거짓말" 오늘 개봉

 음란물과 표현의 자유라는 양극단의 고비를 위태롭게 넘고 있는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신씨네 제작)이 서울극장을 비롯, 전국 90여개 극장에서 오늘 개봉된다.

 두 차례의 등급 보류판정으로 무려 5개월여 동안 빛을 보지 못한 채 세인들의 입에서만 맴돌던 「거짓말」이 비로소 관객들의 심판대에 오르는 것이다.

 「거짓말」은 기획단계에서부터 논란을 불러왔다. 30대 남자와 10대 여고생의 「원조교제」라는 소재가 그러했고 남녀주인공을 모두 신인으로 내세운다는 점도 파격적이었다. 새디즘과 마조히즘을 나타내는 성애장면은 아무리 세기말적인 현상에 의한 것이라고 해도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일부는 이 영화에 대해 잘 포장된 포르노물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이 영화는 그러나 해외에서는 의외로 호평을 받아왔다.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니스영화제의 본선에 올라 수준 높은 외국 작품들과 경연을 벌였으며 이 영화의 여주인공인 김태연은 여우주연상 후보로도 노미네이트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밴쿠버 영화제에서는 『장선우 감독의 매력이 살아있는 영화이며 한국영화가 세계무대의 중심으로 진출하는 신호탄』이라고 할 정도로 좋은 평을 받아내기도 했다. 특히 토론토·밴쿠버에서 가진 4회에 걸친 시사회에서는 전회 매진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애증이 엇갈릴 정도의 평가를 받는 「거짓말」이 밖에서 얻은 평가만큼 파란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관심은 어찌보면 당연할 지 모른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직선적인 메시지 표현이 오히려 흥행요소가 되고 있다』며 「거짓말」에 대한 흥행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일부 젊은 영화관객들은 영화에 대한 표현의 한계를 보장받기 위해서라도 「거짓말」을 밀어주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펼치고 있어 돌풍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흥행가도의 걸림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음란폭력성조장매체대책시민협의회(음대협·대표 손봉호)라는 시민단체가 장선우 감독과 신씨네의 신철 대표, 신문광고를 낸 43개 극장주들을 「음란물 제작·유포」 등의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하는 등 성애영화 상영에 대한 저항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단체는 8일부터 주요 개봉관 앞에서 「거짓말」 안보기 시민운동을 펼치고 곧이어 상영금지 가처분신청까지 내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어 흥행 성적표의 돌출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짓말」에 대한 대체적인 분위기는 지난해 초 개봉해 사상 최대의 흥행성적을 올린 「쉬리」만큼은 아닐지라도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이라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민단체의 「반란」이 「노랑머리」에서처럼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켜 상업적 성공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다만 대중적인 소재의 한계로 흥행에도 일정한 한계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다소 우세한 것 같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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