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밀하게 따져볼 때 국내 전자정보통신분야에서 킬러앱으로 평가할 만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는 환경과 기회가 매우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까지는 선진국의 기술을 흉내내며 따라잡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들은 적절한 시장진입을 위한 과감한 결단, 독창적인 아이디어, 한우물파기 경영, 글로벌 경영 등의 공을 들이면서 분야에 따라서는 세계적인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 21세기에는 우리 기업도 노력하면 얼마든지 세계시장을 평정할 수 있는 킬러앱의 배출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대목인 것이다.
그렇다면 세계적인 킬러앱 후보로 키울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반도체·LCD·통신단말기·전자상거래·소프트웨어·디지털가전·인터넷기기·엔터테인먼트·콘텐츠 등은 일단 성공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고 할 수 있다.
킬러앱 배출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항목으로는 현재 세계시장 점유율이 10% 이상이거나 앞으로 세계 3위 이내의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는 근거 등이 꼽힌다.
여기에 해당되거나 접근해 있는 구체적인 분야로는 D램·LCD·CDMA단말기·테스트핸들러·위성방송송수신기·초음파진단기·MP3플레이어 등이 있다.
특히 D램과 같은 메모리는 지난 98년 우리나라가 일본을 제치고 세계 제1의 메모리 생산국에 오르게 한 분야다. 제2의 반도체 성공신화라고 불리고 있는 LCD도 디지털시대에 필수적인 제품으로 떠올랐다.
지난 97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CDMA방식의 디지털 이동전화단말기도 매우 높은 킬러앱의 가능성을 안고 있는 분야다. 반도체의 핵심 검사장비인 테스트핸들러는 이미 국내 반도체 장비기술을 대표하는 분야로 부상했다. 초음파진단기와 위성방송송수신기 등은 최근 3∼5년 동안 연속 매출 및 수출신장률이 20% 이상을 기록하면서 급속히 세계시장을 파고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분야다.
차세대 인터넷 카세트로 불리는 MP3플레이어는 국내업체들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콘셉트를 제시했으며 상용제품도 가장 먼저 개발해낸 분야다.
이밖에 최근 한 벤처기업이 개발해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있는 인터넷기반의 장거리 무료전화서비스도 차세대 킬러앱 가능성을 안고 있는 분야다.
한편 앞으로 전자정보통신분야에서 배출되는 킬러앱은 과거에 비해 수적으로 훨씬 많아지고 대상분야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같은 전망은 무엇보다도 콘텐츠 개념의 확대, 주파수 대역폭의 확장, 정보전송기술의 혁신 등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컴퓨팅과 커뮤니케이션의 통합, 콘텐츠와 컴퓨팅의 통합, 이른바 미디어 융합(Convergence) 현상이 일반인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데 따라 킬러앱 배출은 그만큼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겠는가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김근동 수석연구원은 기업들이 역사에 남을 만한 킬러앱의 창출을 위한 조건으로 『처음부터 미래의 최강 제품군 개발계획, 세계 최강 지향의 R&D전략, 여기에 걸맞은 인력의 양성 등이 요구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끝으로 『20세기에는 기술이 상품을 만들었으나 21세기에는 소비자의 니즈가 상품개발을 견인할 것이기 때문에 조직의 자율성과 창의력을 제고해 소비자 트렌드를 발빠르게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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