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새해 특집> 기술 표준화 "전쟁"이 시작됐다

 최근 세계시장에서 표준화에 대한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WTO와 TBT 협정체결로 국제 표준이 점차 국제 규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이 아무리 우수해도 표준화시키지 못하면 그 기술은 사장되고 만다. 기업들이 앞다퉈 자사 기술과 규격을 표준화하려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세계적 추세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국제표준화를 통해 세계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들이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다.

 지난 90년 25개에 머물던 민간포럼도 96년에는 65개로 급증, 시장중심의 사실상 표준(De Facto Standards)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정보통신분야에서 표준화 논쟁은 단골메뉴다.

 글로벌 환경에서 표준은 통신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도구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가와 지역, 국제, 민간단체 표준화기구간 협력이 증대되고 있음은 표준이 더 이상 경쟁의 대상만은 아니라는 점을 반영한다.

 국제사회에서 기구간 공동 표준개발 과제가 증가하고 사실상 이를 공식 표준으로 인정하는 추세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주요 이슈로 떠오르는 세계 정보통신표준화는 차세대 이동통신으로 불리는 IMT2000과 차세대 인터넷, 객체기술 등을 꼽을 수 있다.

 IMT2000은 기존 서비스외에도 파생산업 분야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분야에 적용된다는 점에서 국내 업체들은 국제적 표준화 동향에 보다 유연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으로 요구되고 있다.

 세계표준화 작업에 뒤처질 경우 자칫 국제통신산업계의 미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얼마전 우리나라가 제안한 12개 멀티미디어 관련기술이 정보기술위원회 산하 멀티미디어 전문위원회(ISO/IEC JTC1 SC29)회의에서 동영상 압축기술(MPEG) 국제 표준규격 시험모델로 대거 채택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더욱이 채택된 총 48개 첨단기술 중 우리나라가 제안한 기술이 전체의 25%를 차지했다는 것은 우리나라도 표준화의 중요성에 눈뜨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이 기술들이 오는 2001년부터 국제규격으로 정식 채택될 경우 우리나라는 차세대 멀티미디어 기술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헤쳐나가야 할 문제도 산적해 있다.

 우선 우리나라의 국제표준화 활동이 대부분 하향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ITU, ISO 등 국제표준화 기구에 의장단으로 진출한 국내 전문가도 미국과 일본, 유럽 국가들에 비해 극소수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 전문가의 ITU­T 의장단 진출은 미국의 9%, 일본의 2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실질적인 표준화작업 담당 전문가인 라포처의 부족은 우리나라 국제표준화 활동기반이 취약함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지나치게 기술 지향적인 표준화 과제보다 이용자 중심의 실효성 있는 표준화 위주로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

 이같은 국내 표준화의 문제점을 인식해서 일까.

 정보통신부는 지난 10월 안동대에서 열린 정보통신표준화 기술 워크숍에서 정보통신 표준화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정보통신 표준화 중장기 계획을 수립, 전략적인 표준화 대상과제에 대해 국제표준화 공동협력팀을 지원하는 등 연구개발에 따른 표준화의 연계를 강화키로 한 것이다.

 또 정보통신표준화 종합정보 유통망을 구축, 표준 제안에서부터 개발, 구현 및 제품화까지 동시 표준화 환경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정보통신 시험·인증체계를 구축, 국산제품의 대외 공신력을 제고키로 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계 표준화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기술동향 파악과 표준화 작업이 주요 키워드가 될 것은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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