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새해 특집> 세계 IT업체 전략

 인터넷과 전자상거래로 대표되는 디지털 「신경제」가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아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1세기를 풍미할 대표적인 브랜드 21개를 보면 아마존, 야후, e베이, AOL 등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전자상거래 회사가 6개나 포함된 것을 비롯해 델컴퓨터, 노키아, 루슨트테크놀로지스, SBC커뮤니케이션 등 정보통신 회사들이 상위권을 휩쓸 정도다.

 이에 따라 경영자들은 최근 적정한 주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회사 간판을 「인터넷」 또는 「전자상거래」 회사로 내걸어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그러나 전자상거래 산업은 무한한 발전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유아기」에 머물러 있다. 우리가 흔히 「닷컴(.com)」이라고 부르는 순수 인터넷 회사들은 최근 뚜렷한 매출증가에도 불구하고 적자가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등 구조적인 약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지 못하면 단 하루도 버틸 수 없는 반면 이들에게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등 전자상거래에 필요한 장비를 공급하는 정보통신(IT)업체들은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미국의 인터넷 뉴스 사이트인 「ZD넷」과 경제주간지 포천이 조사분석한 「인터넷 500대 기업」 「50대 인터넷 기업」의 매출실적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IT업체들의 21세기 전자상거래 패권전략을 살펴보았다.

 전자상거래를 통한 매출이 가장 많은 회사는 뜻밖에도 인텔(www.intel.com)이다. 인텔은 지난 98년 전체 매출 262억달러 중 3분의 1이 넘는 100억달러를 온라인 관련사업에서 벌어들였다. 인텔은 96년만해도 인터넷을 통한 매출이 전무했던 회사다. 그러나 최근 전자상거래 분야에 집중 투자한 결과 인터넷 관련 매출이 급성장해 지난해에는 총 매출의 40%선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텔의 전자상거래 추진전략은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전자상거래로 인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반도체 시장에서 계속해서 우위를 지키는 한편 회사의 경영방식까지 완전히 디지털화해 궁극적으로는 모든 제품 판매가 모두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게 한다는 야심만만한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인텔은 이를 위해 최근 「레벨원커뮤니케이션」 「DSP커뮤니케이션」 등 인터넷 관련 반도체 회사들을 인수하는 데 60억달러를 투자했다.

 인텔에 이어 2위에 랭크된 시스코시스템스(www.cisco.com)도 최근 더욱 공격적인 전자상거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체 매출 중 무려 90% 정도를 인터넷을 통해 거래하고 있는 시스코는 앞으로 웹사이트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전자상거래와 관련된 고객들의 고민을 같이 토론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3위를 기록한 IBM(www.ibm.com)은 지난 3·4분기 동안 인터넷을 통해 37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98년 같은 기간의 5억2400만달러보다 7배 이상 늘어난 실적이다. 이 회사는 또 지난 9월까지 인터넷을 통한 제품판매가 97억달러에 달해 99년말까지 120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IBM은 또 전자상거래 제품 판매에서는 하드웨어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웹포털 사이트 제작 및 컨설팅 등의 분야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웹포털 서비스란 자동차와 철강, 화학 등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의 1년에도 수십억달러씩 하는 재료 및 부품 조달에서부터 제품 판매의 전과정을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지게 하는 것으로 최근 전세계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사업분야다.

 이에 따라 웹포털 컨설팅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데이터베이스에 강한 오라클과 전사적자원관리 소프트웨어 1위 업체인 SAP, 컴퓨터 거인인 IBM이 앞으로 치열한 「3파전」을 벌일 전망이다.

 이에 비해 델컴퓨터(www.dell.com)는 전자상거래를 통해 영업 및 경상비 등 마케팅에 들어가는 비용을 지난 94년 총 매출액의 15%에서 최근 9%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

 델의 장점은 지난 84년 회사를 설립할 때부터 실천하고 있는 「PC를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전략」을 인터넷으로 그대로 옮겨놓아 큰 성공을 거뒀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경쟁업체인 컴팩이 소매점들의 반발을 우려해 자사 제품의 인터넷 판매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한 결과 최근 회사의 성장이 답보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 좋은 대조를 보이고 있다.

 또 순수한 인터넷 회사 중에 94년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은 그 동안 네티즌들 사이에 가상서점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다진 후 98년부터 CD와 장난감, 전자·컴퓨터 등으로 판매 아이템을 다양화하면서 「인터넷 왕국」 건설을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책이라는 단일 아이템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를 확보하자마자 상품 아이템을 책과 CD에서부터 전자제품, 컴퓨터, 약품 등으로 확대한 데 이어 최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z숍」과 경매 사이트들도 닥치는 대로 사들이는 등 사업영역을 거의 무제한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에 비해 경매사이트의 대표주자인 「e베이(www.ebay.com)」는 철저하게 경매 한 분야에 주력, 처음부터 흑자를 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인터넷 전자상거래는 현재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상품 판매라는 1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2000년 이후에는 기업간 거래와 서비스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21세기 인터넷의 판도도 인터넷에 대한 비전을 확실하게 설정하고 한발 앞서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는 이들 차세대 주자들에 의해 다시 한번 큰 변화의 과정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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