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입찰까지 가는 우여곡절을 겪은 부산시 도시정보시스템(UIS) 사업자 선정이 또다시 파문에 휩싸였다.
지난 22일 부산시는 UIS사업 재입찰을 통해 1차 기술 및 가격 평가 점수가 85점 이상인 삼성SDS와 LGEDS 가운데 더 낮은 가격(343억원)을 제시한 삼성SDS를 최종사업자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1차 입찰에서 유일하게 기술자격 기준을 통과하고도 실제 사업수주에는 실패한 LGEDS는 대표이사 명의로 「부산광역시 UIS 구축 본사업 관련 질의」라는 제목의 공개 질의서를 부산시장과 감사실장에게 전달하는 등 이번 수주 결과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LGEDS는 이번 질의서에서 『1차 입찰 당시 엄격히 보안이 유지돼야 할 기술평가 점수가 외부로 유출되도록 방조한 후 1차 입찰을 완전 무효화하고 재공고입찰을 실시한 이유와 의도가 무엇인가』라며 부산시의 이러한 행위가 특정업체의 수주를 막으려는 계산된 조치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LG측은 『2차 입찰에서 제안자의 회사명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어기고 평가시 회사명을 공개한 상태에서 비관련 공무원들의 빈번한 출입을 묵인하고 모든 사람의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지 않은 이유』를 따졌다.
특히 LGEDS는 이러한 각종 의문 사항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조치(관련자 제재, 새로운 입찰 실시)를 부산시에 요구하며 만약 조속한 시일내에 납득할 만한 회신이나 조치가 이루어지 않을 경우 해당자료를 관계기관에 제공하는 등 의혹 해소를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이번 UIS사업 입찰과정은 심사위원을 평가일 하루 전에 선정하고 난수표까지 동원하는 등 공정성면에서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주장하며 『하지만 LG측이 공개 질의서를 보내온 만큼 해당 답변자료를 현재 작성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부산시 정보화 담당 한 관계자는 『1차 입찰을 유찰시키고 재공고 절차를 밟게 된 것은 LGEDS만이 기술평가를 통과한 상황에서 단독 가격입찰을 실시하는 것은 공정 경쟁에 위배된다는 부산시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정당한 행정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최종사업자로 선정된 삼성SDS측 한 관계자도 『삼성SDS가 이번 사업수주에 성공한 것은 LGEDS가 실시한 시범사업에 대한 문제점 도출과 새로운 방향 제시가 주효했기 때문이며 LG측의 수주 실패는 입찰가격 산정작업을 잘못해 너무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사업에 참가했던 또다른 업체 관계자들은 『이번 2차 입찰에서도 부산시는 철저한 보안과 공정성이 유지돼야 하는 평가과정에 특정업체에 편향된 공무원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납득할 수 없는 행태를 보였다』며 LG측 항의에 적극 동조하는 입장이다.
더욱이 이들 업체도 부서 또는 개인차원으로 부산시에 이번 입찰 과정과 관련한 항의 서한을 보낼 계획까지 세우고 있어 부산시 UIS 수주 결과를 둘러싼 SI업계의 파문은 쉽게 사그러들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편 이번 2차입찰에서도 LGEDS는 사전 기술 및 가격 평가에서 삼성SDS보다 0.8점 정도 앞섰으나 입찰가격을 삼성측에 비해 9억원 가량 높은 350억원대를 제시함으로써 사업수주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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